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8일(현지시간) 7% 넘게 급락했다. 구글이 야심차게 내놓은 인공지능(AI) 채팅봇 '바드'가 틀린 답변을 내놓으면서다. 바드의 정확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자 투자자들은 동요했다.

알파벳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행사를 열고 AI 기반의 새 검색시스템을 선보였다. AI 기술이 구글의 새 검색 기능, 구글맵, 번역 등에 어떻게 적용되는 지 세부 내용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챗봇 '챗GPT'를 적용한 검색엔진 '빙'을 공개하는 행사를 연지 하루만에 이뤄졌다. 검색시장을 둘러싼 AI 빅테크 대전에서 구글의 반격이었다.

이날 행사에서 구글은 AI 채팅봇 '바드'의 성능을 시연했다. 바드는 챗GPT의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바드가 한 질문에 틀린 답변을 내놓으면서다. 과열되는 AI 챗봇 경쟁 속 구글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우려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주가도 7% 넘게 급락했다.
AI 챗봇 바드. 영상=구글 트위터
AI 챗봇 바드. 영상=구글 트위터
구글은 이날 행사에서 짧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엔 '9살 아이에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바드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태양계 밖의 행성에 대한 최초의 사진을 찍는 데 사용됐다"고 답변하는 장면이 담겼다.

하지만 이는 틀린 답변이었다. 태양계 밖 행성을 처음으로 찍은 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 항공우주국에 따르면 유럽 남부천문대의 게일 쇼뱅이 이끄는 천문학 연구진이 설치한 VLT(거대망원경)를 통해 '2M1207b'을 촬영한 것이 최초다.

이같은 오류에 대해 구글은 "단지 테스터 프로그램일 뿐"이라며 "이번주부터 바드의 응답이 실제 정확한지 등을 충족하는지 내외부의 피드백을 동시에 받을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러한 오류가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이유"라며 "내부적으로 실제 세계의 정보 근거를 비롯해 답변의 질과 안전성에 높은 기준을 부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