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불길함…오컬트 호러 '트윈'
쌍둥이 아들을 잃고서 남편 앤서니(스티븐 크리 분)의 고향으로 이사 오게 된 레이첼(테레사 팔머) 가족.
핀란드 작은 마을에 정착한 가족은 떠나보낸 '네이트'를 잊어보려 노력하지만, 쌍둥이 동생 '엘리엇'이 이상 행동을 보이면서 힘든 시간을 맞는다.

레이첼은 엘리엇이 형 네이트인 척을 하고, 마치 형과 함께 놀이하는 것처럼 행동하자 크게 혼란스러워한다.

인적이 드문 음산한 마을 분위기에다 비밀에 싸인 듯한 이웃들의 눈빛은 꺼림직하기만 하다.

여기에 남편 앤서니마저 예상치 못한 행동을 보이고, 레이첼은 남은 아들 엘리엇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친다.

영화 '트윈'은 사고로 자녀를 잃게 된 부모, 형을 잃은 쌍둥이 동생의 혼란을 공포물로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며 관객들의 머릿속을 의문으로 헤집어놓는다.

'오컬트 호러'를 표방한 만큼 마니아들이 눈여겨볼 만한 기괴한 장면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이교도의 성찬, 인신 공양 등 오컬트가 선호하는 단골 메뉴는 불길함을 키우는 소재가 된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불길함…오컬트 호러 '트윈'
극중 캐릭터들이 극도의 혼란과 자기 부정에 빠져드는 사이 영화는 어느새 결말로 접어든다.

하지만 다른 오컬트 작품들이 선호해온 뜨뜻미지근한 마지막은 없다.

결말이 비교적 선명한 편이라 작품 중간 머릿속을 차지했던 의문들도 증발해버린다.

오컬트 마니아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는 대목이다.

레이첼 역의 테레사 팔머의 심리 연기는 눈여겨볼 만하다.

자녀를 잃은 슬픔과 혼돈, 남은 자녀를 더는 잃지 않겠다는 모성애를 동시에 드러내는 일은 쉽지 않았을 법하지만 팔머는 이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낸다.

그는 '웜바디스', '라이트 아웃', 드라마 '마녀의 발견'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아왔다.

'트윈'은 타넬리 무스토넨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영화 '보돔호수 캠핑괴담'(2016)으로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 각본과 연출은 맡은 무스토넨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부모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공포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며 "어떤 부모라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공포는 아이의 불행이나 죽음이라는 생각에서 '트윈'의 스토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2월 8일 개봉.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