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브라질의 대선 불복 폭동과 관련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통화하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캐나다, 멕시코 등 다른 북미 정상들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민주주의의 상징인 3부(입법·행정·사법) 기관에 난입한 이번 폭동을 일제히 비판했다.

미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룰라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룰라 대통령이 승리한 최근 대선에서 보여준 브라질 국민의 자유 의지와 브라질 민주주의에 대해 미국은 확고한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제도 및 평화적 권력 이양에 대한 공격과 폭력을 비난했다. 또 두 정상은 통화에서 기후변화, 경제 개발, 평화·안보 등 미국과 브라질이 직면한 여러 문제와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룰라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다음달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북미 3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멕시코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브라질이 민주주의 제도를 지키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플로리다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인도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고, 그에 행방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브라질 정부로부터 어떤 공식적인 (신병 인도) 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인도) 요청을 받는다면 우리는 진지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브라질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전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 등에 난입하는 폭동이 발생했다. 2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의사당에 진입했던 1·6 의회 난입 사태와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질 당국은 이번 폭동의 조사를 위해 이틀간 약 1500명의 시위대를 무더기로 체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정국 혼란으로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장중 한때 1.6% 하락하기도 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