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전망…"남북대화 가능성 낮고 군사적 긴장 상황 반복"
김주애 후계자 여부 토론…"北 가부장적 사회" vs "여성도 가능할 것"
통일硏 "北, 내년 전술핵·전략핵·정찰위성 3축 구체화 가능성"(종합)
통일연구원은 내년에도 남북대화의 재개 가능성은 낮으며 남북간 강 대 강 국면이 지속되면서 군사적 긴장 고조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일연구원은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2023년도 한반도 정세를 이같이 전망했다.

김상기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내년에도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남한의 한미연합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 추진 등을 비난하고 대화 이전에 대북 적대정책을 먼저 폐기할 것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2018년 12월 14일 체육분과회담 이후 역대 최장기간인 4년 이상 단절된 남북간 공식 대화가 복원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남북간 강대강 국면이 지속되면서 군사적 긴장 고조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3월까지로 예상되는 북한의 동계훈련과 내년 7∼9월 북한의 하계훈련, 이와 맞물린 한미연합훈련 시기에 군사적 긴장 수위가 고조될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후반 외교 업적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대북정책에 나설 경우 북미 대화에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도 인사말에서 "북한이 전략국가의 지위를 갖고 관계 설정을 하기 위한 여러 외교적 모색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내년 북한이 '선(先) 핵미사일 고도화' 기조 속에 교역과 경제 정상화를 통한 안정적 내부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군사적으로는 북한의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3년 차를 맞아 "전술핵, 전략핵, 정찰위성 플랫폼을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른바 북한식 '양탄일성'을 목표로 한 3축의 구체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 전술핵탄두 투발수단의 다종화 통한 전술핵 플랫폼 완성 ▲ 고체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델의 개발 통한 전략핵 플랫폼 가시화 ▲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잠수함 발사실험 통한 실전화 움직임 ▲ 서해 위성발사장에서의 수차례 위성발사를 통한 위성 플랫폼 가시화 ▲ 이란과의 커넥션을 활용한 무인정찰기 실전화 움직임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이 정권수립 75주년(9·9)과 전승절 70주년(정전협정 체결일·7·27) 등이 있는 내년을 역사적인 해로 규정한 만큼 대규모 행사가 개최될 것이라며 특히 전승절에 중국, 러시아 정상급을 초청한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한미공조에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홀 실장은 중국, 러시아 등과의 외교관계,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 군사 기술적인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7차 핵실험을 당장 감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런데도 핵실험 준비 동향을 노출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대미 압박을 지속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북한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성장률 목표로 추정되는 7%에 크게 못 미친다고 평가하면서 가시적인 경제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건설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정책을 두고는 "내년 상반기에 전면적 국경봉쇄 해제가 이뤄지긴 어렵지만 북중 교역교류의 단계적 확대에 맞춰 방역체계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영자 연구위원은 북한이 내년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넘어서는 '수령'의 지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MZ세대들을 겨냥한 선전전의 고삐를 바짝 조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후계 구도까지를 고려한 혈통 세습작업을 구상화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ICBM 발사장에 딸을 동반하고 공개한 것은 미래세대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간담회장에서는 김 위원장이 딸 김주애를 공개한 의도와 후계자 가능성 등을 놓고 토론도 이어졌다.

홍민 실장은 "북한은 어린 시절부터 후계자를 공개해온 바가 없는 데다 항일무장투쟁 경험과 정통성을 중요시하는 가부장적인 사회"라며 "딸을 어린 나이부터 후계자로 공개하는 것은 기존 패턴으로 볼 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고유환 원장은 "백두혈통 계승성이라는 측면에서 김주애가 후계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후계자가 꼭 남자일 것이라고 단정하지도 않는다"며 "여성도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논리는 앞으로 수십 년이 남았는데 충분히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硏 "北, 내년 전술핵·전략핵·정찰위성 3축 구체화 가능성"(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