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의 숲·봄·여름
[신간]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
▲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 = 박연준·장석주 지음.
박연준, 장석주 시인이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함께 쓴 세 번째 산문집이다.

두 시인은 에릭 사티, 프랑수아즈 사강, 김소월, 버지니아 울프, 나혜석, 장국영, 다자이 오사무 등 이미 세상을 떠난 18명의 예술가에게 각기 편지를 써 엮었다.

예술의 불멸성으로 시간이 흘러도 계속 태어나는 이들에 대한 헌사다.

박연준은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에게 "자기 삶을 스스로 세우는 것"이 "당신이 가르쳐준 것"이라고 말한다.

장석주는 시인 겸 화가 나혜석을 향해 "당신은 이 낡은 세계에 너무 일찍 도착한 선각자였다"고 전한다.

책은 앞과 뒤표지의 구분이 없다.

서로 다른 두 권을 이은 것처럼 양쪽에서 독립적으로 시작하는 형태다.

난다.

324쪽.
[신간]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
▲ 사라진 소녀들의 숲 =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인천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소설가 허주은이 지난해 북미에서 출간해 호평받은 소설이다.

'파친코'의 이민진, 'H마트에서 울다'의 미셸 자우너, 김주혜의 '작은 땅의 야수들' 등에 이어 번역된 한국계 작가 작품이다.

15세기 초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 미스터리 소설로, 지난해와 올해 에드거 앨런 포 어워드 최종 후보에 올랐다.

주인공은 떨어져 지내며 사이가 소원해진 민환이, 민매월 자매다.

이들은 제주 한 마을에서 13명의 소녀가 실종된 사건을 수사하다 사라진 아버지를 찾기 위해 단서를 추적해 간다.

소설의 모티프가 된 건 고려시대 학자 이곡이 어린 소녀들을 공물로 바치는 공녀 제도를 폐지해달라고 원나라 황제에게 쓴 실제 편지였다고 한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한 작가는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참담한 일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생겨 "이 여인들을 조명하는 책을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산군을 소재로 한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창비. 432쪽.
[신간]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
▲ 봄·여름 = 앨리 스미스 지음. 김재성 옮김.
스코틀랜드 출신 영국 작가 앨리 스미스의 '봄'과 '여름'이 번역되며 '계절 4부작'이 국내에 완간됐다.

계절 4부작은 브렉시트 이후 격변하는 영국 사회 현안을 담은, 독립적인 장편 소설이다.

작가는 브렉시트 찬반 국민 투표가 실시된 2016년 '가을'을 시작으로 '겨울'과 '봄'을 거쳐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여름'을 펴냈다.

'여름'은 정치 소설에 수여하는 조지 오웰상을 받았고, '가을'은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봄'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트럼프 이후 세계에서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기후 위기와 난민 문제, 사회를 양극단으로 분열하는 소셜미디어 등의 테마를 다뤘다.

'여름'은 '가을'과 '겨울'의 이야기가 합쳐진다.

서로 다른 정치적 사고방식 등으로 갈등하지만 서로에게서 아름다움과 희망을 발견하는 과정을 담았다.

민음사. 봄 452쪽. 여름 512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