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 굽힌 시진핑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베이징 시자오공항에서 관에 안치된 장쩌민 전 주석의 시신을 향해 허리를 굽혀 경의를 표하고 있다. /중국 CCTV 신원롄보 캡처
< 허리 굽힌 시진핑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베이징 시자오공항에서 관에 안치된 장쩌민 전 주석의 시신을 향해 허리를 굽혀 경의를 표하고 있다. /중국 CCTV 신원롄보 캡처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가는 방안 중 하나로 초고령자 백신접종률 90% 달성을 내걸었다. 관영매체는 ‘오미크론 변이를 두려워 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봉쇄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 직후 중국 당국이 서둘러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2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은 내년 1월까지 80세 이상 고령자의 90%에게 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1회 이상 맞은 대상자에게도 추가 1회 접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80세 이상 노년층 인구는 약 3500만 명이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기준 76.6%가 1회, 65.8%가 2회 이상 접종을 마쳤다. 800만 명 이상이 아직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은 상태다.

다만 중국의 고령자 상당수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다는 점이 접종률 제고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중국이 독자 개발한 백신만을 고집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방역 완화 조치도 연일 내놓고 있다. 베이징과 광저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검사를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신속항원 검사로 바꾸기로 했다. 백지 시위의 시발점이 된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방역당국도 저위험 지역 내 상업시설의 문을 다시 열기로 했다.

공산당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단독’ 타이틀을 달고 “중국 과학자들이 오미크론의 병원성이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했음을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방역 사령탑의 발언에선 돌연 ‘제로 코로나’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쑨춘란 보건담당 부총리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전날에도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약해지고 있다”고 강조했을 뿐 제로 코로나라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0일 사망한 장쩌민 전 주석에 대한 애도가 시진핑 주석을 비판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통제에 악화된 민심이 백지 시위로 표출됐으며, 이것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시 주석은 전날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회담에서 “현재 중국에서 확산 중인 오미크론은 이전 델타에 비해 훨씬 덜 치명적”이라며 3년 만에 코로나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