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대형 저축은행의 순이익이 1년 전보다 2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은 급증한 반면 대출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 규제, 새희망자금 지원 등으로 올리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 대출과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자산 건전성 지표도 나빠졌다.

저축은행 7곳 3분기 순이익, 20% 넘게 '뚝'
1일 각 저축은행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저축은행 등 자산 규모 상위 7개사의 올 3분기 순이익은 1년 전(2815억원)보다 20.5% 줄어든 2238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 규모 1위(16조8954억원)인 SBI저축은행의 순이익은 20% 감소한 796억원, OK저축은행은 3.3% 줄어든 237억원이었다. 4위인 페퍼저축은행은 15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6.7% 감소했고, 웰컴·애큐온·다올저축은행의 순이익도 20% 이상 줄었다.

7개 저축은행의 총자산(63조6085억원)은 지난해 3분기보다 25%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뒷걸음질치면서 총자산이익률도 일제히 급감했다. 이들 저축은행의 3분기 말 평균 총자산이익률은 1.42%로 1년 전(2.22%)보다 크게 하락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 금리가 대폭 오르며 조달 비용이 급증했다”며 “반면 대출 자산은 올해도 10% 이상 늘었지만 대출 금리는 올리기 어려운 구조여서 마진이 줄었다”고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수신금리 인상률은 전년 동기 대비 59%에 달했지만 대출금리 상승률은 16%에 그쳤다. 중·저신용자가 주고객인 저축은행은 원래도 고금리 대출이 많아 대출금리 인상이 더딘 데다 작년부터는 법정 최고금리도 연 20%로 낮아져 저신용자 대출이 더 어려워졌다.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도 일제히 악화했다. 7개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1.3%로 1년 전(12.1%)보다 0.8%포인트 하락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6%에서 3.8%로 올랐다. 이자 부담이 높아진 대출자들의 연체 우려가 커진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 관련 대출의 부실 위험도 확대됐다.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한국투자저축은행은 3분기 BIS 비율이 9.77%까지 떨어졌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