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가 야적장으로 변해…"조만간 포화상태 될 것"
[르포] 산처럼 쌓여가는 컨테이너…광양항 야적장 '올 스톱'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남해안 남중권 수출입의 중심인 전남 광양항이 사실상 멈춰 섰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광양항 입구를 화물차로 가로막아 화물 반·출입이 중단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엿새째인 29일 광양항 입구는 집회를 개최한 화물연대 조합원들과 이들이 세워둔 화물차로 가로막힌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광양항 부두에는 옮겨지지 못한 컨테이너가 3∼4층 높이로 글자 그대로 산처럼 쌓여가고 있다.

부두 내 곳곳에 마련된 임시 야적장도 미처 옮기지 못한 컨테이너와 새로 들어오는 컨테이너로 여유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화물 운송 자체가 없어 부두는 컨테이너를 보관·저장하는 거대한 야적장이 됐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오가는 화물이 없어 광양항의 기능은 사실상 정지된 상태"라며 "당장은 버틸 수 있겠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항만이 포화상태가 돼 피해가 엄청날 것이다"고 우려했다.

광양항을 막고 있는 화물연대 조합원들도 이번 파업의 주요 쟁점인 안전운임제가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장치라며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한다.

특히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헌법으로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침해한 노동자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박성필 화물연대 전남본부 여천컨테이너 지부장은 "남는 이윤이 없어 몸이 아파 더 이상 일을 못 하겠다는데, 누가 우리 화물 노동자에게 명령을 내리느냐"며 "최저임금과 같은 안전 운임을 받고 현장에서 일하겠다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르포] 산처럼 쌓여가는 컨테이너…광양항 야적장 '올 스톱'
광양항에서 수출입 화물을 대부분 처리하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입주 석유화학업체, 광양제철소 등은 극한 대립 속에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파업에 대비해 긴급한 물량은 사전에 이송하고 철도·해상 운송 등 대비책을 마련해뒀지만, 장기간 보관이 어렵거나 공장 가동에 필요한 일부 긴급 물량을 빼고는 대부분의 화물을 공장에 그대로 쌓아두고 있는 형편이다.

이 상황이 열흘 넘게 지속된다면 공장 가동마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 우려한다.

정부와 노조 대립이 결국 기업과 국민 피해로 가지 않겠느냐며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여수산단 입주 업체 관계자는 "긴급한 화물은 화물연대와 협의해 일부 운송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없는 노릇"이라며 "정부와 노조가 국가 경제 피해를 생각해 정상화에 노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