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함께 자산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와 방송을 보면 2008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위기 상황과 비교되며 공포감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고(高)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자칫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 전후로 전망하는데, 최근 분위기로는 내년도부터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아지는 경기불황의 조짐이 보입니다.

"L자형 침체가능성에 대비해야"

금리인상의 효과가 실제경제에 반영되기까지 1년여의 시간이 걸리다고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 전쟁과 더불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영향 등으로 제반 상황의 악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악재들로 인해 금리를 급격하게 올려도 물가가 쉽게 진정되지 못하는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습니다. 내년도부터는 L자형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번 경기 사이클은 코로나 위기나 금융위기 때의 V자 반등과는 다르다도 보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자산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서서히 하향하지만 크게 반등하지 못하는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앞으로는 L의 꼬리, 즉 침체 후 불황의 길이가 얼마나 될지 모르는 오리무중의 국면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향후 L자형 경기불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의 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L자형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투자를 접근해야 할까요?

우선적으로 매크로 움직임에 영향을 덜 받는 자산들을 기존 포트폴리오에 추가 편입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포트폴리오 편입자산들의 상관 계수를 낮춰서 최대한 투자자산들의 포트폴리오를 분산 투자해 위험도를 낮춰야 합니다. 국면별 수익실현의 짧은 기회들을 지속 포착해야 할 것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든 경기침체가 그렇듯, 크게 하락한 뒤에 회복기에는 큰 기회가 따르게 됩니다. 지난해부터의 자산시장 버블붕괴는 모든 자산들에 공통적으로 하락을 불러온 것만은 아닙니다. 경기침체 및 전쟁 등 계속되는 악재 속에서도 이에 수혜를 받은 기업과 업종도 다수 등장하게 됐습니다.

주식시장 같은 경우 지수가 고점대비 30% 가까이 빠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고가를 내는 주식이 최근에도 다수 나오고 있습니다. 원자재, 채권 등 주식 이외에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자산들에게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입니다.

이러한 국면에서는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최대한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를 해야 합니다. 동시에 고점 대비 많이 하락한 우량한 자산을 유기적으로 비율을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낙폭과대한 우량자산 투자 비중을 확대하자"

일본 같은 경우에도 잃어버린 20년의 긴 불황의 시기에 많은 자산들이 장기 하락했지만 반면에 매크로 움직임과는 무관한 몇몇 자산들의 경우에는 장기 상승을 이어왔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매크로와 상관계수가 낮은 자산의 편입 및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지금 시점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우량 자산에 장기투자를 하는 부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L자형 침체국면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성장이 귀한 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국면에서 시기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자산들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은 더 빨라질 겁니다. 그 어느 때보다 자산별로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계속해서 방망이를 짧게 잡는 투자타이밍의 지혜 또한 필요해 보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낙폭과대 우량자산의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은 금액이라 할지라도 지금부터는 신고가를 돌파하려는 자산보다, 낙폭이 과대한 우량자산들에 분산투자를 시작해야 될 시기라고 판단됩니다. 내년 초로 여겨지는 미국 FED의 금리인상 마무리 국면이 가시화될 경우 이미 낙폭과대 우량자산들은 상당히 반등할 것으로 보입니다. 늦어도 올해 연말부터는 이러한 우량자산들에 포트폴리오를 나눠 시기적으로 분산투자를 시작해야 합니다.

내년에는 그동안 골칫거리로 여겨지는 자산들의 큰 반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하락이 컸던 중국 주식과, 일부 신흥국 채권, 반도체 및 빅테크 등의 미국 성장주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비중을 늘리며 그동안 투자했던 자산의 비중을 조절하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채권투자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지금보다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6%대에 육박하는 고금리 특수채 및 우량채권들을 적시에 편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내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최근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자산은 브라질 국채 등의 신흥국 채권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중순 영국이 복지예산의 확대 등 재정확대 정책의 우려로 단기간 금리가 급격히 올라갔던 것처럼, 브라질 국채의 경우에도 최근 룰라 대통령의 당선 이후 우려감으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가격이 단기 큰폭 조정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큰 기회인지 침체의 시작인지 변별하는 지혜가 필요한 구간이라 보입니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우량자산들의 매수 기회들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바른 투자 철학과 좋은 포트폴리오로 무장된 투자자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지혜에 용기를 더할 시점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차진혁 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NH투자증권 Premier Blue 도곡센터 PB)

'NH WM마스터즈'는 농협금융지주와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자산관리 관련 최정예 전문가 집단으로,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전략과 자산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