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주가가 전날 52주 최저치를 찍은 뒤 8% 가까이 반등했다. 씨티그룹이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조정 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윤석열 대통령과 화상회의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신규 생산공장 후보지라고 언급한 영향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23일(현지시간) 7.82% 오른 183.2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166.18달러로 52주 신저가를 찍었으나 하루 뒤 오름세로 반전한 것이다.

이날 반등은 테슬라에 대한 월가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데 따른 것이다. 씨티그룹은 이날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41.33달러에서 176달러로 높여 잡았다. 테슬라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주가 하락으로 테슬라의 단기 리스크 대비 보상 비율이 균형을 맞춘 것을 이유로 들었다. 테슬라 주가는 이 달에만 25%, 올 초 이후 52% 하락한 상태다.

중립으로 한단계 올리긴 했지만 매수 의견까지 상향되려면 더 긍정적인 데이터가 필요할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매수 의견으로 한 단계 더 올리기 위해서는 중국과 유럽을 데이터를 포함해 평균 판매가격, 자동차 총마진,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 등에서 더 신뢰할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FSD는 테슬라의 운전자 주행 보조시스템으로 테슬라 자동차 소비자들에게 이 옵션을 판매한다. 선불로 구매할 경우 1만2000달러, 구독 서비스를 선택하면 월 199달러를 내야한다. FSD를 사용하면 운전자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활용해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물론 아직은 핸들에 손을 올려놓아야 한다. 매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차량 구매자 가운데 몇 %가 FSD를 사용하고 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머스크 CEO가 아시아에 새로운 기가팩토리를 설립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주가를 견인했다. 머스크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 도중 아시아에 신규 기가팩토리 설립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으면 한국이 최고 후보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부각된 것도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테슬라의 개인 대주주 가운데 한명인 레오 코구안은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이들은 "신속한 자사주 매입으로 테슬라 주가가 현재 가치가 없는 주가에서 상승할 수 있다"며 "내년 1월1일부터 자사주 매입에 1% 세금 부과가 시작되기 전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사회 승인에 따라 테슬라의 자사주 매입을 시행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왔다. 특히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그는 "테슬라가 내년에 50억~100억달러 규모의 '의미 있는' 자사주 매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