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오늘] 백두산 답사 보도 잇따라…'혁명전통' 강조해 권력기반 강화
북한에서 '혁명의 성산' 백두산 답사와 관련한 보도가 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15일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의 답사대가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며 붉은 깃발을 든 채 눈보라 속에서 백두산 행군에 나선 학생들의 모습을 방송했다.

최고 당 간부 양성·재교육 기관인 중앙간부학교 학생들은 백두산정에 오른 뒤 목청껏 만세를 외쳤다.

한 학생은 "총비서 동지를 높이 모시고 한생에 잊지 못할 혁명 강의를 받아안은 크나큰 감격을 안고 백두산정으로 오르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했다.

[한반도의 오늘] 백두산 답사 보도 잇따라…'혁명전통' 강조해 권력기반 강화
사실 백두산 답사와 관련한 북한 매체의 보도는 올 1월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월 25일 백두산 행군을 하는 중에도 김일성 주석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한 이들의 '회상기'에 대한 학습을 진행하는 답사자들 관련 사진을 게재하고 "언제 어디서나 백두산을 안고 살 때 신념도 투철해지고 배짱도 생긴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4월 태양절을 맞으며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 인민위원회와 삼지연기술대학, 시인민병원, 중흥농장 등 단위 일군과 근로자, 청년 학생들이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혁명사적지들을 연일 답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월에는 속도전의 핵심부대인 216사단 청년돌격대원들이 청년절을 맞아 백두산을 답사했다는 소식이 조선중앙TV를 통해 전해졌으며, 지난달에는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탄생지로 선전되는 백두산 밀영(密營)을 답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반도의 오늘] 백두산 답사 보도 잇따라…'혁명전통' 강조해 권력기반 강화
이는 조선중앙통신이 작년 6월 김정일이 10대에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길을 개척했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게시한 것 외에 백두산 답사 관련 이렇다 할 보도가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답사 행군은 백두산을 중심으로 김일성 일가의 혁명전통 계승성과 최고 권력자로서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대표적 정치 의례로 꼽힌다.

답사행군이 본격화한 것은 1970년대 초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가 되면서부터로 김일성 주석을 따라 배우는 차원에서 소학교와 중학교에서 '배움의 천리길'과 '광복의 천리길' 행군을 정례화하도록 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선대인 김일성 주석의 혁명역사를 존중하고 있음을 부각함으로써 혁명전통의 계승성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된 셈이다.

이후 북한에서는 대상과 시기, 규모 등 다양한 형식의 답사행군을 조직하여 학생부터 성인까지 거의 모든 주민이 동원되도록 했다.

답사행군은 혁명전적지를 돌아보는 것 뿐 아니라 발표모임과 결의모임 등 다양한 행사를 조직하고 있다.

또 감상문, 참관기, 기행문 등 글쓰기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고지도자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충성을 고취하는 대표적인 교양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서는 학생뿐 아니라 군 지휘관을 비롯해 각계각층 주민들과 단체들이 답사행군을 하도록 함으로써 혁명전통에 대한 강조를 통해 권력승계의 정통성을 강화하고 있다.

[한반도의 오늘] 백두산 답사 보도 잇따라…'혁명전통' 강조해 권력기반 강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