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사진=SK텔레콤 제공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2026년까지 기업가치를 40조원 이상의 대한민국 대표 인공지능(AI) 컴퍼니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14년 만에 기업 브랜드 로고를 대대적으로 변경하고 유무선 통신 등 기존 핵심 사업들을 AI 중심으로 전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취임 1주년을 맞아 7일 전체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갖고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Company'라는 SK텔레콤 2.0의 진화된 비전을 이날 밝혔다.

유 대표는 "지난 1년간 전 구성원의 노력으로 SK텔레콤 2.0의 비전이 명확하게 정리됐다"며 "본업인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연결 기술에 AI를 더하는 차별화된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성원의 역량 향상이 핵심인 만큼, 이를 위해 기존 자기주도 일문화를 유지하며 더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장 동력 발굴 위해 모든 서비스에 AI 기술 적용"

그래픽=SK텔레콤 제공
그래픽=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AI컴퍼니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5대 사업군을 3대 추진 전략(△Core Biz.를 AI로 재정의 △AI서비스로 고객 관계 혁신 △AIX)으로 혁신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SK텔레콤은 고객, 기술, 서비스 등 3대 키워드를 기반으로 전체 사업을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아이버스(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5대 사업부로 개편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기존의 핵심 사업들을 AI로 전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가입자들은 온라인에서 서비스·제품의 탐색부터 가입, 이용까지 모든 과정을 막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무선 통신 전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는 'AI MNO'를 선보인다.

미디어 영역은 부족한 콘텐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인터넷TV(IPTV)·채널·T커머스 등으로 흩어져 있는 미디어 자산을 통합하고, AI 기술을 결합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미디어 플레이어'를 출시한다.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선 데이터센터, 전용회선,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AI의 6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AI 전환을 지원하는 'AI Enterprise'로 사업을 재정의한다. 또한 에이닷(A.), 이프랜드(ifland), T우주 등의 AI 기반 서비스들에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를 적용해 AI 서비스와 가입자들의 관계를 보다 밀접하게 좁힌다. 에이닷은 이용자들의 사용을 이끌어 내기 위한 킬러 서비스를 발굴한다. 이와 함께 AI 핵심 기술이나 캐릭터, 콘텐츠 관련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핵심 역량을 지속 확보할 계획이다.

이프랜드는 글로벌 진출과 함께 다양한 업체들과의 공동 콘텐츠 개발로 글로벌 톱티어 메타버스 서비스로 도약하는 한편, 소셜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현실 경제와 연계하는 크립토 기반 경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T우주는 구독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 AI를 통해 최적의 구독상품을 안내하고, 파트너사들에겐 구독모델 기반의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AI 기반 커머스 구독 플랫폼으로 키운다. AIX는 AI나 디지털 전환(DT)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 또는 인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SK텔레콤은 제조 영역에서 로봇이나 비전 AI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거나, 헬스케어 영역에서 엑스칼리버(X-Caliber) 같은 AI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등 다양한 AIX 사례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3대 전략을 기반으로 오는 2026년까지 기업가치를 40조원 이상으로 키워 대한민국 대표 AI 컴퍼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로고 디자인 14년 만에 리뉴얼…하위 브랜드 순차 적용

그래픽=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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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상징할 T(SK텔레콤)와 B(SK브로드밴드)의 리뉴얼 브랜드도 공개했다. 리뉴얼 브랜드는 'OPEN'을 모티브로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문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익숙한 고정관념과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세상·새로운 비즈니스·새로운 생활을 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로고 디자인 개편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브랜드 대표 색인 'T Blue'는 미래지향성과 기술을 의미한다. 이용자들에게 일관되고 통일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T와 B의 브랜드 리뉴얼에 같은 색을 적용했다. 바뀐 로고는 향후 주요 사이트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향후 하위 브랜드 전체에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지닌 로고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0 비전 달성을 위해 그간 지속적으로 개선해 온 기업문화를 '더 많은 소통과 더 많은 협업'을 통해 한 단계 향상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1년간 자기주도적 일문화 조성을 위한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와 구성원 소통을 위한 '더 라운지(The Lounge)'의 운영, 해피프라이데이(금요일 휴무) 확대(월 1회→2회) 시행 등을 통해 유연한 기업문화 구축에 힘써왔다.

유 대표는 "앞으로도 구성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타운홀과 지역 본부 방문 등을 통한 현장 경영 강화 및 리더와 구성원간 적극적 소통을 통해 구성원의 목소리를 적극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대격변의 시기…과거 패러다임 벗어나 모든 위협에 대처"

SK텔레콤은 혁신안 소개에 앞서 그간 주요 사업의 성과와 과제 등을 공유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연결 기준 17조원 이상의 사상 최대 매출이 예상된다. 현재 5세대(5G) 가입자가 13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올해 유선방송 가입자 순증 1위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T월드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방문자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인 '디지털 전환'의 진척이 더딘 상태라고 보고, 유무선 통신 본업에서의 DT 필요성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환경의 급변함에 따라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탈피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유영상 대표는 "지난 1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뤘지만, 국제 정세 급변에 따라 대격변의 시기에 서있다"며 "'AI컴퍼니'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흔들림 없이 갈 길을 걸어가는 동시에 위기를 대비한 계획을 철저히 준비해 모든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