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압사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들과 각계각층 인사들 발걸음이 이어졌다.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사진=허문찬기자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사진=허문찬기자
조문은 준비된 국화를 단상위에 올리고 묵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몇몇 시민은 조문 차례를 기다리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 시민은 "말이 안되는 일이 벌어진 것 같다. 너무 안타까운 참사"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합동분향소를 찾은 임채석 씨(42)는 "생존자 인터뷰를 보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조문 왔다"며 "인력이 부족해 난 참사 같다.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데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충남 천안에서 조문 왔다는 이재식 씨(57)는 "나라가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 갔을텐데 그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헌화하고 묵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연이어 분향소를 찾았다.

한 총리는 조문록에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들의 유족들께서 느끼실 헤아릴 수 없는 참담함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장관은 헌화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다시는 이런 참사를 면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적 정치 주장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국가애도기간인 다음달 5일까지 서울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한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조문객을 받을 예정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