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문,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학습…"사상건설 포기는 자멸" 강조도
북, 김정은 연설 달달 외우며 성과 각오…"자자구구 뼈에 새겨"
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 대한 학습 분위기를 전방위적으로 고취하며 올해 막바지 정책적 성과 도출을 다그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원대한 이상과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우리 국가와 인민이 튼튼히 틀어쥐고 나가야 할 불멸의 대강"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역사적인 시정연설에 대한 학습 열의가 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각급 당조직들에서는 모든 일군(간부)들이 올해 농사 결속과 자연재해방지, 대건설사업 등 방대한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드바쁜 속에서도 시정연설 학습을 중요한 사업으로 틀어쥐고 있다"며 "일군들이 자기 지역, 자기 부문, 자기 단위 앞에 제시된 전투적 과업을 자자구구 뼈에 새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이은 자연재해 속에서도 식량생산 증대 임무를 부여받은 농업위원회와 소비품의 질 제고 과제를 떠안은 경공업성을 비롯해 금속공업성·석탄공업성·보건성 등 각 내각 성(省)과 중앙기관 간부들이 일제히 시정연설 내용을 숙지해 자기 분야에 떨어진 임무 완수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날 또 다른 기사에서 "혁명적 당이 사상건설을 홀시하는 것은 스스로 혁명을 포기하는 자멸행위"라며 '사상적 순결'을 부각하고 내부 기강을 다잡았다.

신문은 "사람의 몸 안에 다른 형의 피가 섞이면 자기 존재를 유지할 수 없는 것처럼 당 안에 수령의 혁명사상이 아닌 다른 사상이 조금이라도 스며들면 사상적 순결성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수령의 사상과 영도를 실현해나가는 정치조직, 사명과 본분도 다해나갈 수 없다"고 다그쳤다.

북한은 대북제재 장기화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과 연이은 수해 등으로 몇 달 남지 않은 올해 당 정책 목표 달성에 '경고등'이 켜지자 시정연설 학습으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막판 성과 짜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은 핵무력 사용을 법제화하며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 외에도 식량생산계획, 소비품 질 제고, 국토관리사업, 재해방지·방역능력 강화 등 북한의 각종 대내적 목표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재확인하는 데 상당 부분이 할애됐다.

이를 두고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 및 민생분야에서 성과 제시보다 기존 경제 운영기조에 대한 재언급이 주를 이뤘다"며 "이는 현시기 민생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