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헌법 제정 조속 착수" 시위도…경찰, 물대포 동원 해산
'개헌안 부결' 칠레 6개월만에 내각 중폭 개편…중도파 발탁
개헌안 국민투표 부결 직후 인적 쇄신을 예고한 칠레 정부가 중도파 인사로 내각을 개편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내무·보건·과학·에너지 장관을 교체하고, 공석이었던 사회 장관을 새로 임명했다.

핵심 참모인 대통령실장에도 새 인물을 임명했다.

지난 3월 정부 취임한 지 불과 6개월 만의 중폭 개각이다.

눈에 띄는 인사는 카롤리나 토하 내무 장관과 아나 라 우리아르테 대통령실장이다.

이들은 모두 중도좌파 성향으로,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 시절 고위직을 지냈다.

기존 좌파 일색이었던 각료의 정치적 색깔이 조금 더 온건하게 바뀐 것으로 엘메르쿠리오 등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내각·참모 인사안을 발표한 뒤 "국민투표 결과는 제겐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순간 중 하나였지만, (원래) 변화는 절대 쉽지 않다"며 "새 장관과 실장은 정부에 더 큰 결속력을 가져다줄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으로 24명의 장관 중 여성은 기존 14명에서 1명 더 늘었고, 남성은 10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앞서 보리치 정부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정권(1973∼1990년) 시절 제정된 현행 헌법 개정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았으나, 지난 4일 국민투표에서 62%에 육박하는 반대에 부딪혔다.

정권 초기 성적표로도 해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야당과의 논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헌법 개정 초안을 작성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대통령궁 밖에서는 신속한 개헌을 촉구하는 학생 시위가 이어졌고,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했다.

'개헌안 부결' 칠레 6개월만에 내각 중폭 개편…중도파 발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