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몽 첫날 교민 간담회도 진행…내일 한·몽 외교장관회담 이어 대통령 예방
박진, 몽골 싱크탱크에 '담대한 구상' 소개…이태준 공원 헌화(종합)
박진 외교부 장관이 28일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이태준 선생 기념공원에 헌화하고 몽골 내 동북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오찬 간담회를 주최하며 2박3일 간의 몽골 방문을 시작했다.

이태준 선생은 '몽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독립운동가다.

1883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이태준 선생은 1914년 몽골로 건너가 '동의의국'(同義醫局)이라는 병원을 개원해 전염병 퇴치에 힘썼고, 몽골의 마지막 왕 보그드칸 8세의 어의까지 지냈다.

또 여러 독립단체의 항일 독립운동을 도왔다.

그는 38세의 나이에 러시아혁명 반대세력인 백위파 군대에 붙잡혀 울란바토르 보그드칸산에서 살해돼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기념공원은 2001년 보그드칸산을 바라다보이는 곳에 2천 평 규모로 조성돼 한몽관계 우호의 상징이 됐다.

박 장관은 헌화 뒤 "조국 독립을 위해서 헌신하시고 몽골 국민들에게 의술을 통해 박애 정신으로 봉사하신 그 고귀한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 "그 정신을 이어받아 국익을 우선하고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중추국가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후 박 장관은 몽골 주요 싱크탱크 전문가와 학계 관계자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박 장관은 간담회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의 세부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몽골측에 한반도·동북아 평화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박 장관은 평화클럽(남북한에 상주공관을 둔 국가와 한국 외교부간 협의체)의 핵심국가인 몽골이 민간 차원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비핵화 대화로 북한을 견인하는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박진, 몽골 싱크탱크에 '담대한 구상' 소개…이태준 공원 헌화(종합)
또 그는 다음달 10일 '한-몽골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공동 선언' 1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하자고 했다.

이를 위해 박 장관은 몽골 측에 민주주의 가치 연대 강화, 한반도·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북핵 문제 해결 노력 동참, 보건·환경 등 신흥안보 분야 협력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대한민국 외교장관으로서는 8년만의 공식방문이자 개인적으로는 8번째 몽골 방문"이라며 "한-몽골 수교 이래 30여년간 양국 관계가 제반 분야에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몽골 측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를 마음 졸이며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몽골 대통령 직속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산하 연구소인 전략연구소 부소장, 전략연구소 국제안보 센터장, 국가안보연구소 소장, 과학아카데미 국제관계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이날 몽골 내 한국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장을 방문하고 교민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29일엔 바트뭉크 바트체첵 몽골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고 양국 관계와 한반도·지역·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 등 주요 지도자들도 예방한다.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자리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중 경쟁 및 미러 갈등 상황에서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희토류 등 지하자원이 풍부해 공급망 재편 등 경제안보 관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4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7월,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8월 연이어 몽골을 찾은 바 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지난주 몽골을 방문한 뒤 방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