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평화위 명의로 작성…"민족 화해·통일 위해 노력"
북한, 통일교 문선명 10주기 유가족에 조전 보내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가 문선명 전 통일교 총재 10주기를 맞아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가 1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태평화위는 조전에서 "세계평화연합 전 총재 문선명 선생의 서거 10년에 즈음해 한학자 총재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통일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울인 문선명 선생의 노력과 공적은 길이 추억될 것"이라면서 "문선명 선생의 유지를 이어나가는 세계평화연합의 모든 일이 잘돼 나가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2년 9월 통일교 창시자 문 전 총재가 별세하자 조전을 보내고 '조국통일상'을 수여했으며 당시 방북했던 장례위원장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에게 조화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3년과 2015년에도 김 위원장은 당시 자신의 직함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명의로 조전을 보냈다.

또 비교적 최근인 2020년 1월에는 '문 전 총재 탄신 100주년·한학자 총재 탄신 77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당시 아태평화위 김영철 위원장 명의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 위원장의 위임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아태평화위원회 명의로만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냈으며, 이 조전을 어떤 형식으로 유족 측에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통일교 문선명 10주기 유가족에 조전 보내
평안북도 정주가 고향인 문 전 총재는 1991년 방북해 김일성 주석과 만나고 나서 1994년 금강산국제그룹을 설립했고 1998년 금강산 유람선관광사업을 추진했으며 같은 해 정주에 평화공원을 조성키로 북한과 합의했다.

또 2000년에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을 목적으로 통일교 계열 단체인 평화대사협의회를 만들었고 '자동차 경협 1호'로 알려진 평화자동차를 세웠다.

신문은 이날 '숭고한 사랑과 믿음 속에 빛나는 삶' 제하의 기사에서 1991년 문 전 총재의 방북을 언급하며 "문선명 선생은 수십 년간 자신의 신조로 여기던 반공을 단 며칠 간의 공화국 방문을 통해 부정하고 여생을 수령님들의 조국통일 사상을 받들어나가는 데 바치었다"며 체제 선전에 활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