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진짜 사지 않겠다는 걸까요? 아니면 가격을 깎기 위해서일까요? 일론 머스크의 속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터져나온 머스크의 테슬라 인수 철회의 여파는 미국 증시가 한주일을 시작하는 11일에도 이어졌습니다. 트위터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고, 트위터와 머스크 양측은 대규모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미국 증권감독 당국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철회이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 첫 번째는 스팸 계정이 총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트위터가 이를 보류했다며 이것은 거래의 본질적인 문제에 해당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두번째로 트위터가 잠재적 인수자인 자신의 동의 없이 인적 구조조정 등과 같은 중요한 경영상 변화를 단행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머스크는 이와 관련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조하 고센 컬럼비아 로스쿨 교수는 머스크의 주장이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고센 교수는 "머스크의 말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기업 가치가 반토막이 날 정도로 영향이 커야한다"며 "현재로서는 트위터가 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래서 소송으로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도록 강제할 수 있느냐입니다. 법적으로 머스크가 무리했다고 하더라도 인수를 강제할 수는 없다는 게 법조계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특히나 이런 대규모 거래에서는 전례가 없었다는 것이죠.


로이터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소송이 제기된 델라웨어 연방법원은 인수자 측이 거래를 포기하도록 하려면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피인수기업 측은 처음 제시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재협상 하거나, 금전적 보상금 즉 손해배상금을 받고 딜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결국 머스크와 트위터가 인수를 위한 재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브렌트 틸 제프리스 연구원은 “머스크가 인수를 철회한 것은 트위터가 그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주가 폭락 때문”이라며 “합병이 무산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인수 합의 당시 가격으로 인수하기에는 너무 많은 돈이 들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양측이 유명 로펌들과 접촉하면서 대형 로펌들의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위터가 머스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상한은 10억달러입니다. 머스크가 인수 합의를 이행하도록 강제하거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최대 10억달러 손해배상금을 받고 끝나는 상황인 거죠.

트위터의 입장도 불안한 상황입니다. 온라인 광고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트위터는 테슬라와 인수전이 교착상태에 빠지면 더욱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지난 4월에 실적 발표를 하면서 향후 전망 등을 철회했고, 자체 전망치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온라인 광고 시장이 안좋았다는 얘기겠죠. 5월에는 채용을 중단하고 지출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트위터 인수 철회…머스크의 진짜 속내는?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트위터 인수 철회에 대해서 침묵하던 머스크는 11일 트위터를 비웃는 트윗을 날렸습니다. 그렇게 스팸 계정 정보를 숨기더니 법정에서 만천하게 공개하게 됐다는 거죠.

이 영향으로 트위터의 주가는 미국 시간 11일 월요일 개장 직후 6.7%가 하락한 뒤 하락폭을 키우며 11.3% 이상 하락, 32.7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머스크의 인수 발표 당시 주가 54.2달러 대비 39.7% 하락한 수준입니다.
트위터 인수 철회…머스크의 진짜 속내는?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서기열 실리콘밸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