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지난 4일 출시한 ‘샤오미12S 울트라'. 사진=웨이보 캡처
샤오미가 지난 4일 출시한 ‘샤오미12S 울트라'.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제조업체 샤오미가 최근 공개한 '샤오미 12S 시리즈'가 화제다. 독일 명품 카메라 업체 라이카와 손잡고 선보인 대형 카메라 렌즈가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기 침체 등으로 스마트폰 수요 위축이 우려되자 기존 '가성비' 대신 '고급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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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4일 ‘샤오미12S 시리즈’를 출시했다. △샤오미12S △샤오미12S 프로 △샤오미12S 울트라 3종 시리즈 가운데 샤오미12S 울트라의 후면은 3분의 1 이상이 카메라가 차지했다. 독일 라이카와 기술 협력하고 소니와 공동 개발한 스마트폰 전용 1인치 신형 이미지센서가 포인트. 일반적으로 카메라 렌즈는 클수록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샤오미 12S 울트라는 스마트폰이지만 DSLR(디지털일안반사식) 카메라와 맞먹는 고화질·고성능 카메라를 강조했다.

카메라 테두리 부분에는 '금칠'까지 했다.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카메라 이미지를 올려 "테두리는 23K 금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샤오미는 과거 한정판 일부 모델에 한해 18K 도금을 사용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23K 순금 수준으로 순도를 높였다.

프리미엄에 초점을 둔 만큼 가격도 애플 아이폰과 맞먹는다. 샤오미12S 울트라 8기가바이트(GB)+256GB 기본모델 가격은 5999위안(약 116만원)이다. 현지에서 판매 중인 ‘아이폰13' 128GB과 가격이 같다. 현지 소비자들은 "훌륭하다" "아이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등의 긍정적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해당 모델의 국내 판매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샤오미가 지난 4일 출시한 ‘샤오미12S 울트라'. 사진=바이두 캡처
샤오미가 지난 4일 출시한 ‘샤오미12S 울트라'. 사진=바이두 캡처
저가 스마트폰으로 성장한 샤오미가 이처럼 고가 폰을 내놓은 것은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기 침체,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등으로 하반기 스마트폰 수요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월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9600만대로 전월 대비 4%,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1억대 아래로 떨어진 건 최근 10년간 두 번째다. 삼성전자, 애플 등 고가 스마트폰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샤오미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샤오미는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적을 견인하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지난 1분기 5억3070만 위안(약 1029억 72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 매출은 733억5000만위안(약 14조2000억원)으로 4.6% 감소해 사상 처음 뒷걸음질쳤다. 그러자 레이쥔 CEO는 올 초 "고급화 노선은 샤오미 성장을 위한 필수 노선이자 생사의 전쟁"이라면서 "향후 3년 내 중국 로컬 고급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샤오미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애플에 이어 점유율 3위를 기록 중이다. 고급화를 통해 2~3년 내 삼성·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