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DC가 2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을 의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버지니아주, 뉴욕주에 이어 네 번째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어니타 본즈 워싱턴DC 주의원으로부터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을 전달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제1회 ‘김치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 LA 대한민국총영사관에서 열린 행사에는 LA시 당국자, 정치권과 경제계 인사, LA 주재 외교사절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김치를 담그며 한국의 김치 문화를 체험했다. 김치의 날은 김치의 역사와 건강식품으로서의 우수성 등을 알리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의회 결의를 거쳐 지난 8월 제정됐다. 행사 참석자들이 김치전과 막걸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는 20일 제1회 김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김치 산업 관계자들과 농업인들을 격려했다. 또 김치응용요리 대회장에 깜짝 방문해 김치 세계화를 위해 나서고 있는 셰프들의 역할도 강조했다.김치의 날은 지난 2월 '김치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지정된 식품으로서는 유일한 법정기념일이다. 다양한 재료가 하나하나(11) 모여 22가지의 효능을 발휘한다는 의미를 담아 11월22일로 지정됐다.김정숙 여사는 축사를 통해 "모든 재료를 포용하고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루는 융합의 미덕을 가진 김치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건강한 발효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김치의 수출 성장에 힘입어 채소농가의 소득 안정과 고용 창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김치의 매력을 경험한 세계인들이 김치의 전파자가 되고 있다"며 "김치 종주국의 자긍심으로 천 년을 이어온 위대한 맛의 유산을 이어나가자"고 밝혔다.기념식에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이인자 대한민국김치협회장, 김순자·오숙자·강순의 김치명인 등 60여명이 참석했다.김정숙 여사는 김치산업 발전 등을 위해 노력한 유공자 6명과 제9회 김치품평회 수상업체 7곳에 정부 포상을 수여했다. 또 김치홍보대사로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신동, 달샤벳 그룹의 수빈, 러시아 출신 방송인 일리야, 캐나다 출신 배우 에이미 씨를 위촉했다.기념식 종료 후 김정숙 여사는 '2020 김치 마스터 셰프 선발대회'에 깜짝 방문해 본선 진출자들에게 김치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김치요리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낙태권 옹호를 이유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영성체를 금지당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9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영성체를 받았다고 로이터·AP 통신 등이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 집례로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거행된 성베드로·바오로 사도 축일 미사의 영성체에 참여했다. 영성체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며 몸과 피로 여겨지는 빵·포도주를 나누는 의식이다. 미사에서 행해지는 영성체는 가톨릭 신자에게 축복이자 신성한 의무로 여겨진다. 이날 영성체는 바티칸 사제들에 의해 행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통상 자신이 집례하는 미사에서도 일반 신자들에게 직접 영성체를 행하지는 않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펠로시 의장은 이탈리아 로마·바티칸 방문 중 이날 미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가톨릭교회에서는 낙태 옹호 정책을 견지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등 주요 정치인에 대한 영성체 허용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여왔다. 특히 미국 보수 가톨릭 교계는 교리상 가장 큰 죄악으로 받아들여지는 낙태를 옹호하는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며 이들에 대한 영성체를 영구 박탈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다. 샌프란시스코 대교구장인 살바토레 코르딜레오네 대주교는 지난달 펠로시 의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낙태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한편 고해성사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을 때까지 영성체 참여를 금지한다"고 못 박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펠로시 의장이 1987년 보궐 선거 당선 이래 내리 35년간 하원의원직(18선)을 유지한 정치적 기반이다. 펠로시 의장은 다만 낙태에 대한 입장과 관계없이 모든 신자에게 영성체를 허용하는 워싱턴DC 교구에서는 주기적으로 성당 미사에 참석해 영성체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영성체 논란과 관련해 낙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영성체가 정치적 이슈로 변질해선 안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