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주요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짝퉁 논란’이 이어지면서 전통 패션기업의 온라인몰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삼성물산,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전통 패션기업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이른바 ‘신명품’ 브랜드를 직수입해 온라인몰에서 팔고 있다. 병행수입한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기업에 비해 소비자들이 짝퉁 구입 피해를 볼 확률이 낮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패션 3사, 짝퉁 논란 반사이익

"해외 브랜드 믿고 살 수 있어"…패션 3社 온라인몰로 몰렸다
3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전문몰을 운영하는 삼성물산,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 1분기 온라인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3사 가운데 한섬은 지난 1분기 온라인 매출 ‘1000억원 고지’에 올랐다. 1년 전(800억원)보다 33% 증가한 1066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SSF샵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12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1분기 온라인 매출은 7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 불어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이 짝퉁 논란에 시달린 이후 소비자들이 패션기업이 판매 책임을 지는 공식 쇼핑몰에 몰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병행수입을 통해 국내에 인기 브랜드를 들여오는 만큼 가격은 저렴하지만, 짝퉁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통로로 지목된다. 패션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저렴하게 명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이 제품이 ‘파정(파워정품)’ 맞는지 확인해달라”는 글이 하루 수십 개씩 올라올 정도다.

반면 주요 패션기업은 지명도 있는 브랜드를 직수입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메종키츠네’ ‘아미’ 등 신명품 브랜드 20여 개를 들여오고 있다.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같은 구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디크’ 등 마니아층에서 인기가 높은 향수를 비롯해 ‘메종마르지엘라’ 등 고가 패션 브랜드 20여 개를 해외 판매사와 직접 계약해 들여온다. 한섬은 ‘타미힐피거’ ‘캘빈클라인’ 등 수입 브랜드를 주로 판매하는 H패션몰을 비롯해 3개의 온라인몰을 운영한다.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노세일’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 기업에 비해 상품 가격은 20~30% 비싸지만,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급증하는 온라인 비중

주요 패션기업의 전체 매출 가운데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대에 그쳤으나 지금은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온라인 쇼핑몰에 투자를 늘리면서 이용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2019년 온라인 매출 비중은 13%대였으나 작년 20%대로 2년 만에 7%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는 30%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패션업계는 올해도 주요 기업의 온라인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의류는 매장에서 직접 입어 보고 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온라인 매출 3000억원대, 한섬은 4000억원대를 노리고 있다.

패션기업들은 온라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한섬은 올해 500억원을 들여 경기 이천시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스마트온 센터’ 건립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초 SSF샵에 ‘다이버’라는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해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