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없이 4분간 술술" 한동훈 3개월 전 작심 발언 재조명
한동훈 법무부 장관 관련 영상이 유튜브 등에서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3개월 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작심 발언한 콘텐츠에도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SBS 채널에 <"유시민이 어용 지식인? '친일파 독립투사'같은 기만"…한동훈의 작심 비판>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해당 영상은 24일 현재 누적 조회수가 200만을 돌파했다.

"준비해 온 연설문도 아니고 이렇게 담백하고 간결하게 지당한 말을 하는 걸 보고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발언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바른 생각을 가진 지도자가 나온 거 같아서 너무 안심된다", "연설문 없이 저렇게 논리적이고 핵심적인 말을 막힘없이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다. 이게 바로 평소 소신인 것 같다", "한동훈을 다시 봤다" 등의 댓글 반응은 그야말로 '한동훈 앓이'를 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4차례의 좌천 끝에 사법연수원 부원장이었던 한 장관은 "유시민 씨나 이 정권 권력자들은 마치 자기들은 무슨 짓을 해도 절대 수사하면 안 되는 초헌법적인 특권 계급인 양 행동한다"며 "이를 위해 권력이 물라면 물고 덮으라면 덮는 사냥개 같은 검찰을 만드는 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사기 치고 거짓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은 "2년 반 전 조국(전 법무부 장관) 수사가 시작됐을 때 유 씨가 갑자기 제가 자기 계좌를 추적했다는 황당한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며 "그렇게 시작된 거짓말이 1년 넘게 계속됐고 권력과 그 추종자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됐다. 조국 등 자기편 권력 비리 수사를 막고 제게 보복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있지도 않은 자기 계좌추적에는 1년 반 동안 그렇게 공개적으로 분노하던 유 씨가 정작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공수처의 민간인 사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서 "자신을 ‘어용 지식인’이라고 말하는데, 지식인의 소명은 약자의 편에서 말하는 것이다. 어용 지식인이라는 건 ‘삼겹살 좋아하는 채식주의자’ '친일파 독립투사'처럼 기만적인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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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은 당시 별다른 연설문 없이 약 4분간 입장 발표를 이어갔다.

한 장관은 "제가 지금 이렇게 공개적으로 싸워서 이기지 않으면 유시민 씨나 그 유사품이 앞으로도 지금까지 했던 것 이상으로 권력과 거짓 선동으로 약한 사람들을 잔인하게 괴롭힐 것이다"라면서 "저는 이렇게라도 싸울 수 있지만 힘없는 국민은 악 소리도 못 내고 당한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나서서 대신 싸우려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시민 씨의 범죄와 유해함을 밝히는 데는 제 증언까지도 필요 없다. 이분이 지금까지 한 말과 글 사과문 모아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들이 시간 좀 지났으니 잊었을 거라 생각하고 자기가 한 말 뒤집고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것에 속지만 않으면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약간의 기억력과 상식이면 족하다"고 했다.

한 장관의 작심 발언 이후 법정으로 향한 유 씨는 재판에서 진술할 내용과 한 부원장 측의 주장에 대한 입장에 대해 "제가 진술한 것도 아닌데 그걸 왜 나한테 묻느냐.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 장관은 지난 7일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장관에 취임한다면 유시민 씨에 대한 민사소송 제기를 취하할 생각이 있느냐'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충 타협하면 다른 힘 없는 국민들을 상대로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에 취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유 씨는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와 2020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유 씨가 언급한 시기에 한 검사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고 있었다.

유 씨는 이후 "저는 2019년 12월에,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계좌 정보를 열람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유 씨를 상대로 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선 검찰이 유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고, 오는 6월 9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