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파트 시세를 매주 발표해야 하나요?" [김진수의 부동산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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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유독 집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자산의 70%가량이 집이라는 부동산에 쏠려 있습니다. 게다가 전 국민의 60% 가까이가 아파트에 살다 보니 그 가격에 민감합니다. 그래도 정부 기관에서 매주 시세를 발표해야 할까요.
정부 부동산 공식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주간 단위 아파트 통계와 월간 통계를 내놓고 있습니다. 민간 기관인 KB부동산리즈온과 부동산R114 등도 매주 아파트 가격 동향을 발표합니다.
주택가격 조사는 1986년 1월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이 월간 단위로 처음 발표했습니다. 2008년 주간 단위 지수가 신설된 데 이어 2013년 한국부동산원이 국민은행으로부터 주택 조사 및 통계 업무를 넘겨받았습니다. 이처럼 국내에서 주택가격 주간 통계는 15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중개업소나 소비자도 때 되면 나오는 통계로 인식합니다.
다만 업체들이 발표하는 시세와 실거래가격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동산원과 업체들은 표본 단지를 토대로 시세를 추정합니다. 부동산원은 전국 3만여개 아파트 단지를 기준으로 잡습니다. 실거래 가격도 반영하지만, 중개업소에서 제시하는 호가도 반영됩니다. 주간 거래량이 많지 않은 단지도 있어 실거래 가격만으로 부족한 점을 중개업소의 추정치로 보정하는 겁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 활용으로 새로운 산업이 파생됩니다. 실거래 동향 등 정부의 다양한 자료를 직방 디스코 부동산지인 등 프롭테크(IT와 접목한 부동산 산업) 기업들이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표본 선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과 면적별 시세 통계를 발표하는 등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주간 단위 시세 발표가 시장을 자극하고 호도한다는 시각을 갖는 학자나 전문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 중에서 주간 단위로 공식 주택가격 통계를 내는 곳은 없습니다. 게다가 모두 실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계해 약간의 시차가 존재해도 시장 동향을 제대로 전달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우리나라처럼 주간 단위로 시세를 발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속보성 통계는 시장을 자극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수요자라면 집을 사기까지 통상 몇개월 이상 고민할 겁니다. 주간 단위 가격 흐름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수요자보다는 투자자가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실제 100가구 단지에서 1년에 거래되는 비율은 5% 미만입니다. 95가구는 그 단지에 계속 살기 때문에 시세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다만 세금 문제 때문에 가격 상승을 눈여겨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공개하던 주간 단위 주택 가격을 하루아침에 폐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세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개별 단지나 지역의 특수성,정책 변화 등 변수가 많습니다. 정부가 주택가격 동향 공개를 개선할 점은 없는지 한번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정부 부동산 공식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주간 단위 아파트 통계와 월간 통계를 내놓고 있습니다. 민간 기관인 KB부동산리즈온과 부동산R114 등도 매주 아파트 가격 동향을 발표합니다.
주택가격 조사는 1986년 1월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이 월간 단위로 처음 발표했습니다. 2008년 주간 단위 지수가 신설된 데 이어 2013년 한국부동산원이 국민은행으로부터 주택 조사 및 통계 업무를 넘겨받았습니다. 이처럼 국내에서 주택가격 주간 통계는 15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중개업소나 소비자도 때 되면 나오는 통계로 인식합니다.
다만 업체들이 발표하는 시세와 실거래가격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동산원과 업체들은 표본 단지를 토대로 시세를 추정합니다. 부동산원은 전국 3만여개 아파트 단지를 기준으로 잡습니다. 실거래 가격도 반영하지만, 중개업소에서 제시하는 호가도 반영됩니다. 주간 거래량이 많지 않은 단지도 있어 실거래 가격만으로 부족한 점을 중개업소의 추정치로 보정하는 겁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 활용으로 새로운 산업이 파생됩니다. 실거래 동향 등 정부의 다양한 자료를 직방 디스코 부동산지인 등 프롭테크(IT와 접목한 부동산 산업) 기업들이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표본 선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과 면적별 시세 통계를 발표하는 등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주간 단위 시세 발표가 시장을 자극하고 호도한다는 시각을 갖는 학자나 전문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 중에서 주간 단위로 공식 주택가격 통계를 내는 곳은 없습니다. 게다가 모두 실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계해 약간의 시차가 존재해도 시장 동향을 제대로 전달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우리나라처럼 주간 단위로 시세를 발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속보성 통계는 시장을 자극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수요자라면 집을 사기까지 통상 몇개월 이상 고민할 겁니다. 주간 단위 가격 흐름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수요자보다는 투자자가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실제 100가구 단지에서 1년에 거래되는 비율은 5% 미만입니다. 95가구는 그 단지에 계속 살기 때문에 시세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다만 세금 문제 때문에 가격 상승을 눈여겨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공개하던 주간 단위 주택 가격을 하루아침에 폐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세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개별 단지나 지역의 특수성,정책 변화 등 변수가 많습니다. 정부가 주택가격 동향 공개를 개선할 점은 없는지 한번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