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가 또 급등한 데 따른 영향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시장 예상대로 다음달부터 50bp(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34% 떨어진 4,397.45, 나스닥지수는 0.30% 밀린 13,371.57, 다우지수는 0.26% 하락한 34,220.36으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8.5% 뛰었습니다.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달보다 0.3%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월가에선 물가 및 경기 전망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놨습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기저 효과 등 덕분에 인플레이션이 거의 정점에 도달한 것 같다”며 “경기 순환주를 매도하고 필수소비재 등 방어주를 매수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캐런 다이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작년 5.7%였던 미국의 성장률이 올해 3%에 그칠 것”이라며 “Fed의 긴축 전환과 중국 경기 둔화를 감안할 때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의미”라고 했습니다. 다만 “연말까지 완만한 침체에 빠질 확률이 3분의 1”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공급 병목이 완화하고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시작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을 것이란 신호가 있다”며 “하지만 물가 하강 속도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Fed의 과잉 대응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반면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고차값 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근원 물가에 큰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향후 수개월간 물가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Fed 부의장 지명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의 대외 발언은 증시 약세에 일조했습니다. 그는 “물가가 너무 높다”며 긴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양적긴축을 5월 회의 때 결정하고 6월에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물가를 높이고 성장을 낮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7% 오른 배럴당 100.60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6.3% 뛴 배럴당 104.6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중국 상하이가 도시 전면 봉쇄를 일부 완화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연일 매파 발언하는 ‘비둘기’ 브레이너드 ② 유가 다시 급등세 왜? ③ 뜨거워진 콜스 백화점 인수 경쟁 ④ 건들락 “순환주 매도, 방어주 매수” ⑤ 침체 확 다가온 유럽 심장 독일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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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