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6일 밀가루, 콩 등 수입 곡물 가격 안정을 위해 업계와 간담회를 했다. 업계에선 “밀가루와 사료값이 추가 상승할 우려가 크다”며 금융과 세제 지원을 인수위에 요청했다.

인수위 경제2분과는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글로벌 곡물 공급망 점검·대응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팬오션, CJ, 농협사료, SPC, 롯데상사 등 곡물 수입, 유통, 해외 농업 개발 기업과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기업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곡물이 수입·유통되면서 업계의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밀가루, 사료 등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며 “저리 자금 지원, 세제 감면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식품·외식 업체와 사료 업체 등 원가 부담이 큰 기업들은 “농산물 의제매입세액 공제 한도와 공제 비율을 한시적으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곡물 공급 물량의 3∼5개월치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기업이 주도해 해외 곡물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해당 기업들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곡물 대신 북미와 동유럽의 다른 국가 곡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불안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겹치면서 앞으로도 수입 곡물 가격이 추가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밀의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 불안이 라면·과자·빵·국수 등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은 지난 5일 “동네 빵집, 칼국숫집이나 만둣국집 등 소상공인들은 코로나로 힘든 상황이 (곡물 가격 인상으로) 더 악화했다”며 “(곡물) 가격 급등은 요소수 사태 때보다 훨씬 심각한 사회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수위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국정 과제에 반영할 계획이다. 기초 식량 작물 비축을 확대하고 국내 곡물 생산 기반을 확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