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 비에이치가 설립 22년 만에 연간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정보기술(IT)과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에이치, 매출 '1조 클럽' 가입
비에이치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1조36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전년 대비 43.8%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회사가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은 이경환 회장이 1999년 창업한 지 22년 만이다. 작년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1년 만에 108.9% 늘어났다. 순이익은 221.2% 증가한 832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FPCB 국내 1위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FPCB 경쟁사가 철수하면서 평소보다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한 게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과 애플 모두 올해 증산을 계획하고 있어 비에이치의 스마트폰 관련 매출 증가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본격화한 OLED 디스플레이와 배터리셀 연결 케이블 등 전기차용 매출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OLED 디스플레이는 아이오닉 5에 장착된 사이드미러 대체용 실내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에는 뒷좌석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셀을 연결하는 케이블은 아우디와 볼보에 이어 올해 추가로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 차량에 적용되기 시작한다.

비에이치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인정받은 FPCB 기술력이 전기차를 비롯한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시장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회사의 올해 실적 예상치로 매출 1조2642억원, 영업이익 1207억원을 제시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