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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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에 대한 분노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고 있는 2022 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 판정이 반중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긴 시간 준비하여 국가대표로 선정되어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생각은 모든 선수들의 염원이다. 좋은 성적을 냈지만, 한 사람의 판정으로 인해 우승의 꿈을 날린 선수에게 그 어떠한 위로의 말도 의미가 없다. 억울하기도 하고 화도 많이 날 것이다.
그렇다고 울분을 참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하거나 경기를 포기하면 어떻게 될까?
국가대표는 나라를 대표하는 공인이다. 자신의 감정을 추스를 수 있어야 한다.
다음 경기에 굳은 각오로 임하거나, 다음 대회의 시합을 생각해야 한다. 심판의 판정에 잘못이 있다면, 공식 절차를 거쳐 시비를 가리는 것이 옳다. 지켜 보는 국민의 입장에서도 화가 난다. 선수들의 노력과 염원도 알고, 공정하지 않음에 대한 분노이다.
하지만, 그 분노의 표출이 주최국과 그 국민이 되면 곤란하지 않을까?
어릴 적, 친구들과 싸움을 많이 했다.
당시에 싸움의 룰은 '코피가 나면 진다'였고 싸움도 끝났다. 친구와의 싸움이 부모의 싸움으로 확산되는 경우는 없었다. 부모들 사이에는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애들 싸움은 애들 선에서 끝내야지 어른 싸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자식이 맞거나 다쳐서 들어오면 걱정이 되고 화가 나지 않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화가 난다고 때린 아이의 집에 찾아가 횡포를 부리거나 단연코, 맞았다고 동생이라도 "때리고 와"하는 부모는 없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상사나 선배로부터 억울한 일을 많이 경험했다.
내가 다 했지만, 상사나 선배가 한 것처럼 보고되고, 힘들고 가치가 없는 일은 전부 막내인 내가 해야 했고, 명절 당직과 회사 행사 동원 등은 당연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힘든 일은 알지도 못한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질책이었다.
억울하다고 화내고 때려 치고 나왔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무조건 참으라는 것이 아니다.
인내하며 그 과정에서 배우며 경쟁력을 더 키우라는 것이다.
청문회에서 국민의 이름으로 호통치는 예의 없는 사람들을 본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분들은 어떤 심정일까? 함께 고함을 치고 상호 비난하며 싸워 이겨야 할까? 장관, 기관장이 되어 준비한 꿈과 과제를 강력하게 실천하여 큰 업적을 내고 국가와 국민을 이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기는 이기를 낳고, 갈등은 새로운 갈등을 야기할 뿐이다.
우리는 심한 진영논리에 국민이 양분되고 나라가 혼란에 빠진 경험을 했다.
자기 편은 무슨 잘못을 해도 이해하고 끌어안고, 남의 편은 논리와 주장이 사리에 맞아도 무조건 반대한다면, 그 개인, 조직, 회사, 나아가 그 나라는 어떻게 되고 성장할 수 있겠는가?
한 방향으로 가도 글로벌 경쟁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은 플렛폼을 중심으로 공유와 협력이 없이는 새로운 가치와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어렵다.

갈등이 있는 두 집단 사이에 공유와 협력이 이루어지기란 매우 힘들다. 일부의 하나가 아닌 전체가 하나 되어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가져가야 생존하고 성장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다.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 이기는 이기를 낳고, 갈등은 새로운 갈등을 야기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문제는 이기와 갈등 속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씩 내려 놓고 상대를 수용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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