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교류송전 난제 해결 대안으로 주목…해외 시험비용 절감 기대
국내서도 초고압 직류송전 시험인증 가능…창원에 인프라 구축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인 '초고압 직류송전'(HVDC, High Voltage Direct Current) 분야 기업이 국내에서도 해외 수주를 위한 시험인증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전력기기에 대한 국제공인 시험인증 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 이하 전기연)은 24일 창원 본원에서 'HVDC 국제공인 시험인증 기반구축사업 착공식'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경남도, 창원시, 전기연이 2023년까지 총사업비 185억원을 투입한다.

HVDC 시험인증 인프라는 부지면적 1만8천622㎡ 및 건축면적 1천540㎡ 규모로 들어선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용량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장거리 전송하는 기술이다.

직류송전은 장거리 전력 공급과정에서 기존 교류송전이 가진 대규모 송전탑 건립, 전자파 방출에 대한 유해성, 지중화 한계거리 등 난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위상과 주파수 등을 고려하지 않아도 돼 국가 또는 이종 계통간 전력 전송도 용이하다.

HVDC는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생산한 전력의 송전에 특화된 기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제8·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HVDC 전력망 확대를 계획하는 등 2025년까지 11개 관련 사업에 17조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HVDC는 아주 높은 전압을 멀리 보내는 기술인 만큼 관련 설비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지만, 국내에는 HVDC 전력기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 시험 기반시설이 없어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시험소를 찾아가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의 경제적 부담, 납기 지연, 핵심 설계기술의 해외 유출 등 문제도 떠올랐다.

전기연은 2012년∼2016년 진행한 유사 사업 사례에 미뤄 HVDC 시험인증 인프라가 완공되면 기업의 제품 개발기간 평균 3.9개월 단축, 해외 시험비용 연간 15억원 절감, 업무효율 45.3% 증가 등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험인증을 받기 위해 매년 국내·외 엔지니어 2천400명 정도가 창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른 소비 활성화 효과는 연간 1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향후 30년간 인프라를 운영함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1천579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1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기연은 분석했다.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박종원 도 경제부지사는 "경남은 전기 분야 최고의 시험연구기관인 전기연과 전기 분야 기업체들이 집적돼 있어 HVDC 시험인증 기반 구축에 최적지"라며 "기반 구축으로 에너지 신산업에 새 활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명성호 전기연 원장은 "HVDC 시험 인프라 구축사업은 국토 동남권 전력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