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회원국 합의 못 이뤄"
나토 총장 "옛 소련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에 회원국 이견"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과 관련, 나토 회원국 내에서도 이견이 있다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 미국 HBO와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이 되기 위해선 (기구의) 기준에 부합해야 하고, 30개 회원국의 의견 일치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아직 나토 내 합의는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내부 부패 문제, 러시아와 영토 분쟁 등으로 나토 가입을 위한 모든 기준을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또 나토가 우크라이나와 관계를 강화했다면서도 우크라이나는 아직 집단안보 원칙을 규정한 나토 헌장 제5조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가 외부 공격을 받으면 나토가 집단안보 차원에서 자동으로 군사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서방과 러시아가 가장 갈등하는 지점 중 하나다.

나토는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정상회의에서 옛 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다고 확인했으나 양국에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 지위는 아직 부여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심도 있는 양자 관계를 의미하는 '확대된 기회의 파트너'(EOP) 지위만 인정했다.

MAP는 나토 가입을 위한 법적 절차의 첫 번째 조치로 후보국이 정치, 경제, 군사, 법률 등 주요 분야에 걸쳐 나토의 기준을 충족하는 조치를 이행하고 이에 대해 나토에 평가받는 일이다.

MAP 지위 부여는 나토 가입 절차가 공식적으로 개시됨을 의미한다.

특히 후보 국가의 영토 분쟁은 나토 가입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영토 분쟁을 겪는 국가가 회원국이 되면 나토 전체가 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는 러시아와 각각 크림·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남오세티야·압하지야 지역을 두고 영토 분쟁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주민의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이 지역을 병합해 자국 영토로 편입했으나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 돈바스 지역에선 러시아로 편입을 추진하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에 무력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저지하려고 의도적으로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 분쟁을 일으켰다는 해석도 나온다.

나토 총장 "옛 소련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에 회원국 이견"
19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독립한 옛 소련국가 우크라이나는 2000년대 중반부터 나토 가입을 추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의지는 한층 강해졌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친서방 정권이 들어선 2014년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는 법률을 채택했고, 2016년에는 나토 가입을 대외 정책 목표로 설정한 법률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어 2019년 2월에는 유럽연합(EU)·나토 가입 계획인 '불가역적 대서양 노선' 문구를 명시한 개헌안을 채택했다.

러시아는 자국과 국경을 맞댄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 조지아 등의 나토 가입 추진에 극도로 민감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