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 /사진=한경 DB
방송인 김어준. /사진=한경 DB
방송인 김어준이 공개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지지하고,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김어준은 24일 유튜브 채널 '딴지 방송국'에 올라온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며 "돈, 줄, 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실력으로 돌파하는 길을 가는 사람은 어렵고 외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길로 대선 후보까지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그래서 이재명이 우리 사회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다"면서 "지금부터 당신들(시청자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면서 지지를 독려했다.

이에 이낙연 캠프에서 공보단장으로 활동해온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력 방송인으로 불리는 김 씨가 이 후보를 공개 지지, 호소한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누구든 자유로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할 수 있다"며 "단 언론인은 예외다. 정 그리하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고 지적했다.

또 김어준에 대해 "이미 '친이재명' 방송을 해왔고, 향후에도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면 이번 기회에 마이크를 놔야 한다"고 저격하는 발언을 했다.

김어준은 그동안 이재명 후보와 관련이 있다고 언급되는 대장동 특혜 의혹이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논란 등에 대해 '친이재명' 발언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달 초에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2.37%를 기록한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28%대로 지지율이 떨어진 것에 대해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해당 결과가 여론 조사에 잡히지 않은 것은 통계적 그래프를 벗어나는 모집단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전 대표 측은 "1~3차에 걸친 국민선거인단은 각 후보마다 숫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모집 과정에서 외부 입김이나 영향력이 미칠 수 없다"면서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지극히 자의적이고 음모론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어준의 정치편행성에 대한 비판은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오세운 서울시장은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아침 황금시간대 교통방송으로서 본업에 충실해야 할 시간에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경고받은 프로그램이 2시간 방송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시민 여러분이 생각할 것"이라며 "심지어 시장인 저에 대해서도 최근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 보도를 해서 정정보도 청구가 인용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출자비율 및 배당비율 피켓 들고 답변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출자비율 및 배당비율 피켓 들고 답변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프로그램이 정치편향성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며 "여러 가지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2018년부터 라디오 청취율 1위를 기록한 의미를 잘 새겨 달라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오 시장은 "(청취율 1위의) 원인은 자극성 때문"이라며 "극적이고 재미를 추구하는 시사프로그램 탈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