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이스타코 224억원, 대원전선 180억원 매도
급등한 대선 테마주, 대주주는 지분 팔아 수백억 챙겼다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한 일부 대선 테마주의 대주주들이 잇따라 고점에 지분을 팔아 거액의 차익을 챙겼다.

이런 주식 매각이 불법은 아니지만 이를 계기로 주가가 하락하면 많은 소액 투자자는 적잖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재명 테마주' 이스타코의 최대주주 김승제 대표이사와 친인척 홍순희·김은성씨, 김 대표가 최대주주인 계열사 스타코넷이 올해 들어 매도한 주식은 총 514만6천582주다.

처분 단가가 공시된 484만6천582주는 금액으로 209억원 어치다.

아직 처분 가격이 공시되지 않은 지난 10일의 스타코넷 매도분 30만주를 포함하면 약 224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이스타코는 부동산 매매·임대업을 하는 회사다.

여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장기공공주택 정책 테마주로 꼽혀 주가가 급등했다.

대선 레이스 본격화에 이스타코 주가는 작년 말 677원에서 올해 6월 말 6천650원으로 치솟았다.

상반기 주가 상승률은 882.27%로 코스피·코스닥을 통틀어 1위다.

주가가 수직 상승하자 대주주 일가는 올해 3월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장내에서 이스타코 주식을 팔아 이익을 실현했다.

특히 김승제 대표이사는 지난 6월 29일 장중 사상 최고가 7천550원에 가까운 주당 7천500원에 5만주를 장내 매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타코 주가는 6월 말 이후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걸어 8월에는 3천원대까지 하락했다.

고점 대비 절반 이상 떨어진 셈이다.

최근에는 4천원대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으나 수년간 '동전주' 신세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주가는 높은 수준이다.

급등한 대선 테마주, 대주주는 지분 팔아 수백억 챙겼다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테마주로 묶인 대원전선의 경우 서명환 회장과 아들 서정석 전무가 일부 지분을 장내 매도했다.

서 회장은 대원전선 최대주주인 갑도물산 지분 74.37%를 보유한 회사 오너다.

이들 부자는 주가가 고점이었던 지난 6월 서 회장 100만주, 서 전무 500만주 등 600만주를 매도해 총 180억원을 현금화했다.

대원전선은 사외이사가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테마주가 됐다.

주가는 작년 말 1천80원에서 지난 6월 17일 장중 3천850원까지 뛰었다.

또 다른 '윤석열 테마주' NE능률은 한창 주가가 올랐을 때 자사주를 매각했다.

지난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자사주 58만7천334주를 총 106억5천568만원에 처분했다.

주당 처분가액은 작년 말 주가 2천845원보다 7배 가까이 높은 평균 1만8천368원이다.

영어교육업체인 NE능률은 최대주주인 윤호중 hy(구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거론됐다.

이처럼 주식시장에서는 테마주가 급등한 틈을 타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팔아치워 시세차익을 보는 행태가 종종 되풀이된다.

그러나 회사 경영 상황을 잘 아는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시장은 부정적 신호로 받아들인다.

실제로 테마주 주가는 최대주주 지분 처분 후 내리막길을 걷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선거철에 기승을 부리는 정치인 테마주는 대부분 기업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급등락해 투자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

이스타코, 대원전선, NE능률은 모두 거론되는 정치인과 무관하다고 공시했으나 대선 주자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