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연대기·성인언어·세계평화를 위한 신실용주의적 해법

▲ 조선 민중이 체험한 '징용' = 정혜경 지음.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서 이뤄진 징용 실태를 일반인 눈높이 맞춰 정리한 얇은 교양서. 동북아역사재단이 펴내는 '일제침탈사 바로 알기' 여섯 번째 책으로, 징용 문제에 관해 연구해 온 정혜경 박사가 썼다.

저자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노무에 동원된 사람은 중복 인원을 포함해 약 753만 명이다.

그들은 일본·사할린·태평양·중국·만주로 떠났다.

그중에는 노인, 여성, 어린이도 있었다.

그는 징용의 정의가 '국가 권력이 개인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일제강점기 징용 역시 공권력이 작용했다고 강조한다.

일부 학자들이 '국민징용으로 동원된 사람만 강제동원이었다'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모집, 국민징용, 관(官) 알선 등 다양한 징용 방식이 존재했다고 반박한다.

또 식민지배가 합법적 과정의 산물이므로 강제동원 피해가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오늘날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일제가 1932년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규정을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한다.

동북아역사재단. 136쪽. 7천 원.
[신간] 조선 민중이 체험한 '징용'
▲ 몸의 연대기 = 정우진 지음.
도교와 동양과학을 연구하는 정우진 경희대 철학과 교수가 동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몸을 어떻게 인식했는지에 대해 고찰한 학술서.
저자는 몸과 마음이 나뉠 수 있으면서도 나뉘지 않는 관계라고 본다.

또 유가에서는 마음을 중시했으나, 도가에서는 기(氣)를 강조했다고 설명한다.

동양에서 이어진 수행은 기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는 선인(仙人)이 되기 위한 도가 수행법인 도인(導引)과 관련해 "흐르지 않고 정체된 기운이 병을 초래한다는 관념을 전제한다"며 "지금은 근골격계나 신경계 질환이라고 여기는 질병도 원인이 기운의 정체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결론에서 저자는 수행과 의학 분야에서 육체로서의 몸이 아닌 몸의 생명력에 초점을 맞추고, 질병의 제거는 물론 신성(神性)의 회복이라는 수행적 측면을 부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나무. 344쪽. 3만 원.
[신간] 조선 민중이 체험한 '징용'
▲ 성인언어 = 로베르트 팔러 지음. 이은지 옮김.
오스트리아 출신 철학자가 비행기에서 영화를 보다가 우연히 '성인 언어'(Adult Language)가 나올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것을 계기로 집필한 책.
그가 시청한 영화는 2012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무르'다.

성적 측면이 강조되지 않은 예술 영화가 성인 언어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저자는 성인이 성인답게 행동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성인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감을 모든 성인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현대 사회에 퍼져 있다고 분석한다.

'정치적 올바름'이 언어에 대한 잘못된 관념을 만들었다고 보는 저자는 고결하고 순수한 언어가 잔혹한 현실을 은폐한다고 비판한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시한 언어로 개인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정치가 확산하면서 성숙한 시민이 연대할 수 있는 공론장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도서출판b. 304쪽. 2만 원.
[신간] 조선 민중이 체험한 '징용'
▲ 세계평화를 위한 신실용주의적 해법 = 임양택 지음.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명예교수인 저자가 '신실용주의'로 지구촌 문화공동체를 구축하고 세계평화를 도모하자는 주장을 담았다.

저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북한·미국·중국·러시아·일본이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동북아 안보협력회의를 설치하자고 제안한다.

또 남북 지도자는 국제 정세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합리적 이성, 의사소통적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가 쓴 '정의로운 국가와 행복한 사회를 위한 신실용주의 철학과 정책', '조선의 망조, 대한제국의 자멸, 대한민국의 위기'라는 책도 함께 발간됐다.

박영사. 803쪽. 5만7천 원.
[신간] 조선 민중이 체험한 '징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