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노조 공동교섭단은 12일 정식으로 단체협약을 맺는다. 조인식 장소는 그간 교섭을 벌여온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1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9개월 동안 30여 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삼성전자 내 4개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꾸려 교섭에 임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말 단체협약안에 잠정 합의하고 조합원 투표 등의 절차를 밟아 왔다. 4개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전국삼성전자노조는 96%의 찬성으로 단체협약을 추인했다.

단체협약은 노사가 단체교섭을 통해 근로조건 등 제반 사항을 합의한 협약으로, 노동조합법에 따라 취업규칙과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는 직장 내 최상위 자치 규범이다. 이번 단체협약안은 95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노조 사무실 보장, 노조 상근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등 노조 활동 보장 내용과 산업재해 발생 시 처리 절차, 인사 제도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전에도 단체교섭을 진행한 적이 있으나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 측은 이번 단체협약을 바탕으로 조만간 2021년도 임금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