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터의 전설'이라 불리는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5·자메이카)가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6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400m 결선에서 자메이카 계주 멤버로 출전해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날 자메이카는 41초02의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자메이카는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17년 만에 여자 400m의 가장 높은 단상에 올랐다. 이날 미국은 41초45로 2위, 영국이 41초88로 3위를 차지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경기 직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마지막 올림픽을 자메이카 독립기념일에 치렀고, 자메이카 신기록을 세웠다"며 "자메이카 스프린터의 힘을 동료들과 함께 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레이저-프라이스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세계육상연맹이 공개한 '프레이저-프라이스의 인상적인 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에 담긴 메시지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힘을 담고 있어서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서른이 넘어 출산하고서 거둔 성과는 더 특별하다"며 "모든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서른이 넘은 여자가 출산하면 꿈을 포기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7년 임신 소식을 듣고 '이제 나도 선수 생명이 끝나는 걸까'라는 두려움에 펑펑 울었다"고 덧붙였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이를 이루고자 더 열심히 노력하면 결과가 나온다"며 "출산한 여성들도 남자들과 공존하고,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 통산 3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에서 100m 금메달을 딴 이후 2012년 런던에서 여자 100m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런던올림픽에서 200m 은메달까지 획득한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6년 리우올림픽 100m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올해 도쿄올림픽에서 100m 은메달과 400m 계주 우승을 차지하면서 총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개의 은메달과 1개의 동메달까지 합산하면 그가 손에 쥔 올림픽 메달은 총 8개에 달한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