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오른쪽)과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착공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오른쪽)과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착공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경북 포항에 전기차용 배터리(2차전지)와 바이오 헬스 관련 기업들이 모이고 있다. 포항시가 기존 주력산업인 철강을 대체할 신산업으로 배터리와 바이오 신산업 육성에 적극 나선 것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바이오 기업 5조원 투자”

포항의 '새 날개'는 배터리·바이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배터리와 바이오 분야에서 41개 기업이 5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글로벌 배터리·첨단 바이오 신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방사광가속기연구소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학·연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기반으로 5년 전부터 배터리와 바이오 특구 기반 구축에 나섰다. 포항에 투자하면 투자금액의 2.5%를 기반시설 등의 보조금으로 지급한다는 기업투자유치 조례도 만들었다.

리튬 2차전지 양극재 분야 국내 1위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는 지난해 포항 영일만산단 3만㎡에 에코프로GEM 2공장, 에코프로BM 양극재 2공장 등 5개 수직계열화 공장을 잇따라 착공했다. 총 투자금액만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은 “2025년까지 이곳에 리튬, 양극재 원료, 양극재 부원료, 양극재, 배터리 재활용 생산라인으로 이어지는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체 고용인력만 2000여 명에 이른다.

GS건설도 영일만 4산단에 2024년까지 1000억원을 들여 리사이클링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지금까지 배터리 분야 총 투자금액만 2조6000여억원에 이른다”며 “2차전지 소재 상용화, 배터리 자원 순환, 탄소밸리로 이어지는 ‘K배터리 특구’ 조성 계획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재활용’ 차세대 신산업 육성

포항시는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고가의 희귀 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차세대 신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작년 11월 252억원을 투자해 포스텍에 문을 연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센터(BOIC)에는 첨단 바이오 기업이 연이어 입주하고 있다.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기업 네오이뮨텍의 연구소와 자폐증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뮤노바이옴, 천연 고분자소재 개발기업 에이엔폴리 등이 대표적이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도 바이오기업 네 곳이 총 4000억원의 투자협약을 맺어 바이오클러스터로 주목받고 있다. 의약 및 약학 연구개발업체인 바이오파머는 지구 내 2만400㎡ 부지에 460억원을 들여 벤토나이트를 활용한 신약 개발 및 의약품 원료 제조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는 3000억원을 들여 2030년까지 5만1846㎡에 헬스케어 임상센터, 연구개발센터, 시제품 생산시설 등을 건립한다. 이 시장은 “포항은 철강경기 침체와 2017년 5.4 규모의 지진, 코로나19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포항을 K배터리·바이오 허브로 조성해 지역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