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름에 '인덕원역' 넣자"…평촌·의왕일대 '개명 바람'
경기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역에 최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가 결정된 뒤 주변 집값이 들썩이자 안양과 의왕시 아파트 주민들이 앞다퉈 단지명에 ‘인덕원’을 넣겠다고 나서고 있다. 인덕원역 교통 호재를 반영해 집값을 올리겠다는 목적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안양 동안구 평촌동 ‘삼성래미안’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아파트 명칭을 ‘인덕원 삼성래미안’으로 바꾸기로 의결했다. 이 단지 입주자대표회는 주민 공고를 통해 “GTX-C노선 인덕원역이 확정되면서 인덕원의 지명도가 높아지고 경기 남부 교통 요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아파트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공식 명칭에 인덕원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7일 GTX-C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인덕원역 등을 추가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제출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후 안양 동안구 아파트값이 GTX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동안구 집값은 0.99%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덕원역 2번 출구에서 가까운 동안구 관양동 ‘인덕원마을삼성’ 전용 84㎡는 지난 5월 말 11억35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최근 호가는 13억원까지 올랐다.

인덕원역 인근 새 아파트인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도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용 84㎡가 지난 1월 10억4980만~10억708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 16억3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고 호가는 20억원까지 치솟았다.

안양과 의왕 일대 아파트단지에서 단지명에 ‘인덕원’을 넣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의왕 내손동 ‘포일자이’는 ‘인덕원 센트럴자이’로 명칭을 바꾸기 위해 주민 동의를 얻고 있다. 이 단지는 인덕원역에서 2㎞ 넘게 떨어져 있다. 의왕 포일동 ‘포일 숲속마을 3~5단지’도 ‘인덕원 숲속마을’로 바꾸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꾸려졌다. 안양 동안구 관양동 ‘평촌 더샵센트럴시티’ ‘동편마을3단지’ 등도 이름에 ‘인덕원 붙이기’를 추진 중이다. 단지 이름은 소유주 80% 이상이 찬성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을 받으면 변경이 가능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과거 아파트단지명에 주로 브랜드를 내세웠다면 최근에는 인지도가 높은 지역명이나 파급 효과가 큰 호재를 내세우는 추세”라며 “마케팅 측면에서 볼 때 단지명이 소비자 심리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