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반의 유통물류 브랜드 '부릉(VROONG)' 운영사 메쉬코리아
-도보, 킥보드, 이륜차, 사륜차, 드론, 로봇 등 모든 모빌리티 배송 연계
-현대차그룹의 대기업 투자 및 전기차 업계 실증 요구 빗발

'여객' 못지않게 '물류' 산업에서도 모빌리티 이슈가 연일 뜨겁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 문화로 비대면 배송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e-커머스 중심의 유통물류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실시간 푸드딜리버리 시장을 포함, 국내 물류 업계는 당일 및 새벽배송을 넘어 이제는 1~2시간 배송까지 등장하며 배송 플랫폼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빠르고 정확한 배송은 인프라 및 인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는 거대 자본력을 갖춘 기존 물류 대기업들이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 못하는 이유이며, 쿠팡과 같은 플랫폼이 대한민국 물류 산업의 판을 흔들게 된 배경이다.

이처럼 물류혁명을 외치며 IT와 빅데이터 기술을 앞세운 신생 기업들이 전면에 나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 일반 소비자들에 익숙한 기업 외에 네이버와 현대차, GS홈쇼핑 등 각 업계 리딩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이끈 스타트업이 물류를 넘어 이제는 자동차를 포함한 모빌리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IT 기반의 유통물류 브랜드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다.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메쉬코리아, IT 물류가 뭐길래?

'부릉'은 도보와 킥보드, 이륜차, 사륜차 등 현존하는 모든 모빌리티를 AI와 빅데이터 등 고도화된 IT 솔루션으로 연계해 푸드딜리버리를 넘어 유통물류까지 커버한다. 이에 투자 업계에서는 메쉬코리아를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닌 차기 유니콘 기업으로 거론하고 있다. 기존 물류 대기업의 전유물이었던 전국 규모의 물류 거점을 직접 구축하고 다양한 배송 수단을 자체 보유했을 뿐 아니라 이를 빅데이터와 AI 기술로 연계시켜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평가한다. '물류'를 업으로 삼지만 경쟁력의 방점은 'IT'에 있다는 의미이다.

▲현대차그룹의 전략 투자, 속내는?
메쉬코리아가 물류업계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전략투자이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미래사업 분야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메쉬코리아에 225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메쉬코리아가 보유한 IT 물류 자산을 높게 평가한 것. 현대차그룹은 메쉬코리아의 물류 알고리즘 기술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무인 배달차 등 미래 혁신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메쉬코리아 역시 수 십년간 누적된 현대차그룹의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물류 솔루션 고도화를 추진하고 개선된 솔루션과 서비스를 최종 고객인 운송사와 화주사에게 제공한다는 계산이다. 양사가 서로의 시너지 포인트를 정확히 포착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메쉬코리아, IT 물류가 뭐길래?

▲전기차 업계의 러브콜
전국적으로 450개의 물류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메쉬코리아는 도심 내 라스트마일 배송 분야에서 특히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국내 초소형 전기차 업체인 KST일렉트릭, 쎄보모빌리티, 쎄미시스코 등의 제품 실증 요청이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릉의 라스트마일 물류 플랫폼을 통해 자사의 초소형 전기차 경쟁력을 입증하고, 이를 통해 제품의 판로를 물류 부문에서 찾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메쉬코리아는 각 제조사로부터 제공받은 초소형 전기차를 전진 배치 중이다. 올해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 구축한 도심형 물류거점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에서는 최근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실시간 라스트마일 배송을 초소형 전기차로 직접 수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대구지역에서 배터리교환형 전기바이크 100대를 라스트마일 배송에 투입한다. 현대차 출신이 설립한 국내 스타트업 E3모빌리티로부터 제공받는 제품으로 현대케피코의 최신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간편하게 교체가 가능한 배터리팩과 배터리 충전기를 라스트마일 배송 거점인 부릉스테이션에 함께 배치함으로써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와 '충전 시간' 등 기존 전기 모빌리티 운영에 걸림돌로 지적됐던 단점을 해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메쉬코리아, IT 물류가 뭐길래?

▲드론과 로봇 배송, 차세대 물류 플랫폼도 구축중
드론과 로봇 등 차세대 무인 운송수단의 물류 실증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관의 국책사업인 '디지털 물류실증단지 조성 지원사업'에 참여해 김천시에서 배송지간의 드론 배송, 공공건물과 오피스텔을 대상으로 자율형 물류로봇 배송서비스를 실험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정보들을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다양한 시뮬레이션에 적용, 차세대 디지털 운송 솔루션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그림이다.

이번 국책사업은 물류업계뿐 아니라 전체 산업군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드론과 로봇의 활용은 현재의 단방향 물류 운송을 넘어 양방향 물류로 서비스를 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마존이 드론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역시 물류 혁신의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부릉의 물류 프로세스는 이륜차와 사륜차,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기존 운송 수단과의 유기적인 실시간 연계가 가능하다. 또 차세대 운송수단의 접목 역시 유연한 토탈 물류 플랫폼으로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는 방증이어서 이번 실증에 의미를 더한다.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메쉬코리아, IT 물류가 뭐길래?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e-커머스 시장은 2018년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60조원, 내년에는 2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e-커머스의 판을 이끈 것은 메쉬코리아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제공하는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포함한 물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실핏줄처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혁신적인 디지털 물류에 관심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현 시점"이라며 "다양한 모빌리티 이해관계자들이 '빅데이터'와 'AI'라는 무기를 앞세워 모빌리티와 물류 인프라를 통합하는 '부릉'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