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조위안 돌파한 CATL, 지금 사도 될까요? [강현우의 차이나스톡]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국 전기차 배터리 대표주인 CATL 시가총액이 최근 1조위안, 우리 돈으로 약 175조원을 돌파했습니다. CATL은 선전거래소 상장사고요, 선전거래소에서 시총 1위인 우량예 말고는 처음으로 1조위안을 달성한 겁니다. 그 동안 중국 주식을 짓눌러 왔던 인플레이션 우려 같은 외부 요인 부담이 많이 줄었고요, 내부적으로는 다른 테크 주식들과 달리 정부 규제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게 투자자 입장에선 주목할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은 배터리 대표주 CATL과 BYD의 주가 전망과 실적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Q1. CATL 주가가 전고점을 돌파했군요? CATL의 이전 고점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초 찍은 413위안이었습니다. 그때도 시총 1조위안을 달성하느냐가 관심사였는데, 이후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연이어 제기된 인플레이션 우려로 중국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1조위안 달성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5월31일 하루 동안 6% 가까이 뛰면서 434위안으로 마감했고요. 시가총액 1조11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CATL은 2018년 6월 공모가 25위안으로 선전증시에 입성했습니다. 3년 동안 주가가 열다섯 배 넘게 뛰었습니다. 여기서 먼저 투자 주의 사항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말씀드린대로 2018년 6월11일에 CATL이 상장을 했기 때문에 3년 동안 보호예수로 묶여 있던 최대주주 물량이 6월10일에 풀린다는 겁니다. 보호예수라는 건 기업이 상장을 할 때 공모가를 띄워 놓고 상장하자마자 대주주나 기존 투자자들이 주식을 왕창 팔아 치워서 새로운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대주주나 상장 전 투자자들에게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걸 말합니다.
CATL의 정위췬 회장 지분 24.5% 약 5억7000만주, 공동 창업자인 황스린 지분 11.2% 약 2억6000만주, 리핑 지분 4.8% 약 1억1000만주 이렇게 거의 40%에 해당하는 9억5000만주의 보호예수가 풀립니다. 이 지분 시가총액만 해도 4000억위안, 약 70조원에 육박합니다.
보호예수가 풀린다고 회사 창업자이자 경영진인 이들이 당장 주식을 대거 처분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다만 앞으로 이들 지분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CATL 투자자라면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Q2. 주가가 오르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요, 우선 실적부터 볼까요?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우선 매출을 보면 191억위안, 약 3조3200억원을 했는데요, 코로나19로 안 좋았던 작년 1분기에 90억위안을 했고 그 전 2019년 1분기에 99억위안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커졌습니다.
순이익은 19억위안, 약 3300억원이었는데 작년 1분기 7억위안과 2019년 1분기 10억위안하고 비교하면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제가 두 달 반 전인 지난 3월 중순에 CATL을 처음 분석해 드릴 때와 비교해 보면 증권업계에서 CATL을 보는 시각도 한 층 더 좋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기준 매출 컨센서스가 올해 750억위안, 내년 1000억위안 수준이었습니다. 두 달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매출 컨센서스는 올해 920억위안, 내년 1300억위안으로 올라갔습니다.
3월 중순 당시 기준으로 한 달 내에 증권사 리포트가 네 건 나왔고, 그 중에 두 건이 강력 매수, 두 건이 비중 확대였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한 달 내에 나온 리포트는 총 일곱 건이고요, 그 중에 다섯 건이 강력 매수, 나머지 두 건이 비중 확대입니다.
Q3.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고공행진 중이죠? 네. 한국 배터리 3사를 합친 것보다 점유율이 높을 정도로 단연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올들어 4월까지 전세계에서 팔린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 사용량은 총 65.9GWh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배나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CATL이 21.4GWh로 점유율 32.5%를 차지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네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CATL이 중국 내 점유율 50%를 유지하고 있는 걸 보면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위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14.2GWh로 점유율 21.5%였습니다. 삼성SDI는 3.5GWh, 5.4%로 5위에 올랐고 SK이노베이션은 3.4GWh로 6위를 달렸습니다. 이렇게 한국 배터리 3사를 다 합해도 21.1GWh에 그쳐서 21.4GWh인 CATL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중국 2위인 BYD, 비야디가 4.5GGWh, 6.9%로 삼성SDI를 밀어내고 4위에 오른 것도 주목할 만 합니다.
Q4. 중국도 중국이지만, CATL이 유럽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고요. 가장 최근 소식은 지난달에 CATL이 독일 벤츠트럭에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발표한 겁니다. 벤츠의 대형 트럭인 악트로스의 전기차 버전이고요, 한 번 충전으로 500㎞를 달린다고 합니다. 2024년 출시 예정이고 최소 2030년까지는 계약이 보장돼 있습니다. 트럭은 물량으로만 보면 승용차에 비해 적긴 합니다. 하지만 까다롭기로 유명한 벤츠와 개발 과정부터 함께 했다는 건 그만큼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의미로 평가됩니다. CATL과 벤츠의 다임러그룹은 2019년 배터리 공급 협약을 맺고 함께 차세대 배터리를 연구해 왔습니다.
CATL은 테슬라와 BMW 폭스바겐 등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배터리 출하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의 상당 부분이 유럽 덕분이라고 하는데요. CATL은 지난 3월 첫 해외공장인 독일 튀링겐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소까지 포함해서 총 18억유로,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고요. 내년에 100% 가동하게 되면 연 14GWh 용량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됩니다. 1기가와트시면 대략 전기차 1만7000대 분량이니까 전기차 20만대 이상에 공급하는 물량입니다.
Q5. CATL이 공격적인 투자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죠?
지난 5월말 주주총회에서 정위췬 회장이 현재 설비 확대에 1000억위안, 약 17조원을 투입하고 있고, 이에 따른 증산 규모가 총 500GWh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말 기준 연산 109GWh 규모 공장을 돌리고 있는데 앞으로 다섯 배는 더 늘어난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 드린 독일 공장도 연간 생산량을 기존 14GWh에서 증설을 통해 연 100GWh로 늘릴 계획입니다.
지난 2월에는 광둥성 자오칭과 쓰촨성 이빈에 각각 25GWh 공장 신설을 포함해서 290억위안을 투자한다고 했고요, 작년에는 총 650억위안 투자 계획을 내놨습니다. 이 가운데 구체적 시점이 나온 건 2023년까지 총 336GWh를 달성하겠다고 한 겁니다.
Q6. 신기술 발표도 있었죠? 나트륨 배터리라고요? 정위췬 회장이 최근 주주총회에서 발표해서 눈길을 끈 부분이 나트륨이온배터리를 7월에 내놓겠다고 한 겁니다. 지금 쓰이는 전기차 배터리는 대부분 리튬이 주 원료입니다. 리튬은 남아메리카 염호, 소금물호수나 호주 광산에서 주로 캐는데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나트륨배터리라는 건 소금에서 구할 수 있는 나트륨으로 리튬을 대체한다는 겁니다. 가격이 엄청나게 싸질 텐데, 기술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상용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정 회장이 추가로 자세한 설명을 하진 않았는데, 업계에선 나트륨이온배터리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서 주행거리가 짧을 수 밖에 없으니 주로 저가용 전기차에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신제품을 내놔서 제조 역량을 쌓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CATL은 또 지난달 말에 중국 원자력발전 국유기업인 중핵그룹과 합작사도 설립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신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목표로 뭉쳤는데요, 이름은 중핵에다가 CATL의 중국 이름인 닝더스다이, 영덕시대의 뒷글자를 붙여서 중핵시대라고 지었습니다. 합작사는 앞으로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저장장치 같은 신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Q7. 중국 2위 배터리업체이자 전기차 1위인 BYD 소식도 좀 알아볼까요? BYD 주가가 최근에 급등한 일이 있었죠? 지난달 18일이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포드에 가서 픽업트럭 F150 전기차를 시승하면서 전기차에서도 중국이 이기게 두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시장에선 이걸 보면서 '중국이 전기차를 잘 하긴 하는구나'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바로 다음날 BYD 주가가 선전증시에서 9%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BYD 주가도 지난 2월 중순 270위안대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초에 140위안대까지 빠졌습니다. 이후 각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실적이 확인되면서 200위안 근처까지 올라왔습니다. 시가총액은 5000억위안을 회복했고요 CATL의 절반 정도입니다.
Q8. 1분기 실적은 어땠나요?
BYD의 1분기 매출은 409억위안, 약 7조1000억원이었습니다. 작년 1분기에 비해선 두 배, 2019년 1분기 303억위안에 비하면 30% 이상 커졌습니다. 1분기 자동차 판매량이 작년 1분기보다 70%가량 늘어난 10만4000여대를 기록한 덕분입니다.
이익률은 별로 높지 않습니다. 1분기 순이익이 2억3000만위안이었는데, 작년 1분기보다는 두 배 정도 커졌지만 2019년 1분기 7억5000만위안에 비하면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회사 측은 전기차 판매가 늘긴 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비와 관리비 비용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1분기 판관비 합계는 24억위안이었는데, 작년 1분기 16억위안에 비하면 30% 이상 늘어났습니다. 또 1분기에 R&D 비용으로 12억위안을 지출했는데 이것도 작년 1분기 7억위안과 비교하면 상당히 커진 규모입니다.
지난 3월 기준 매출 전망을 보면 올해 1800억위안, 내년에는 2200억위안이 컨센서스였습니다. 지금은 올해 1900억위안, 내년 2300억위안으로 커졌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는 얘기고요.
최근 석 달 동안 나온 증권사 보고서가 총 28건인데, 그 중에 강력 매수가 19건, 비중 확대가 9건입니다.
Q9. BYD가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다고 선언했죠?
BYD가 경쟁 완성차업체들에게 본격적으로 배터리를 팔아보겠다는 시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BYD 자회사 중에 배터리 사업을 하는 핀드림스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자회사에다가 앞으로 2년 동안 회사 내 배터리 사업을 모두 넘기고 상장까지 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BYD는 배터리 제조를 하긴 하지만 경쟁사에다가 판매하는 양은 많지 않았습니다. 분사를 하게 되면 영업 측면에서 좀 더 유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핀드림스는 이 회사의 트레이드마크인 칼날 모양의 블레이드배터리를 BYD가 자체적으로 부르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핀드림스는 현재 충칭에 배터리 라인 6개를 증설하고 있고요, 증설을 마치면 연간 생산량이 20GWh에서 35GWh로 늘어나게 됩니다. 또 BYD가 중국 내에서 증설 중인 다른 공장들까지 합하면 총 75GWh의 용량을 확보하게 됩니다. 핀드림스는 현재도 포드와 디이자동차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고요,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총 9개사와 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Q10. BYD도 노르웨이에 진출한다고요? BYD도 최근에 올 연말까지 노르웨이에 1500대를 수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우선 전기 SUV인 탕 100대를 선적했고 3분기 중에 인도한다고 합니다.
노르웨이에 진출했거나 하겠다고 선언한 중국 전기차업체가 이제 다섯 개로 늘어났습니다. 신세력 중에 NIO와 X펑이 있고요, 또 기존 대형 완성차업체인 국유기업 상하이자동차와 디이자동차도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