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 가장 제값 한다"…2000만원대로 누리는 스포츠카 [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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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아의 [신차털기] 3회
아반떼 N라인 인스퍼레이션 시승기
아반떼 N라인 인스퍼레이션 시승기
지난달 21~22일 이틀간 '아반떼 N라인 인스퍼레이션'과 함께 서울에서 경기 광주 남한산성 낙선재까지 왕복 약 34km 구간을 달려봤다. 서울 강남·송파에서부터 올림픽대로까지 도심 곳곳에서도 시승을 진행했다.
솔직히 처음 시승차를 받아봤을 때 큰 기대는 없었다. N라인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2000만원대 스포츠카가 잘 나가봤자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타보니 편견일 따름이었다. 이 차의 강점은 와인딩에서 드러나는 듯했다. 무게 중심이 낮아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심한 산길 주행에서도 큰 밀림 없이 코너를 돌아 나갔다. 운전석에만 적용된 버킷 시트가 몸을 잘 잡아줘 안정감 있는 주행도 가능했다. 버킷 시트의 쫀쫀함은 고속 주행시에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잠시 속도를 줄여 힘을 뺀 상황에서 재가속시 변속 반응도 남달랐다. 수동 변속 없이도 RPM(분당회전수)이 보정되는 '레브매칭' 기능 덕이다. 솟구치는 RPM 게이지를 보고 있자니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 순간 들리는 '우웅' 배기음도 이 정도면 스포츠카로서 손색이 없어 보였다. 패들시프트를 사용하는 운전자에게는 이 재미가 더 크게 다가올 듯싶었다. 레브매칭 기능은 DCT 변속기 모델에서만 누릴 수 있다. 다만 브레이크 반응이 살짝 느린 것은 아쉬운 요소다. 이는 특히 도심 주행에서 불편함으로 느껴졌다. 도로 위 차가 많은 곳에서는 브레이크를 미리 밟고 들어가야 여유있게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듯했다. 가속력이 너무 좋은 점도 앞차와의 간격이 좁을 수밖에 없는 도심에서는 살짝 위험하게 느껴졌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승차감을 해칠 정도는 아니나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내·외관에서도 이 차는 명실상부 스포츠카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낮고 넓게 설계된 차체에서부터 곳곳에 적용된 하이글로시 소재까지 스포티한 요소들이 대거 투입됐기 때문이다. 후면 립 형태의 스포일러를 비롯해 정면, 측후면 전반에 적용한 굵직한 선들로 날렵함까지 잡았다. 수동식 트렁크, 싱글 트윈 머플러팁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유독 실내에서 이 차량이 스포츠카라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버킷 시트를 비롯해 운전석 메모리시트, 파워세이프티 윈도우 기능 등 많은 부분이 운전자 전용으로만 설계됐기 때문이다. 특히 운전자 중심의 박스형 설계는 조수석은 이 차에서만큼은 엄연히 들러리라는 느낌을 준다. 운전자 쪽을 향해 10도 기울어진 내비게이션도 운전자만을 위해 설계된 이 차 특징을 아주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기판 좌측 드라이브 모드 전환 버튼 위치는 다소 의문이다. 단순히 비어있는 자리를 메우기 위한 용도였을까. 우선 접근성이 떨어져 활용도가 낮고 버튼식인 점도 아쉽다. 적응되면 괜찮을 것도 같았다. 다만 스티어링휠 쪽이나 적어도 기어노브 위치 정도에는 달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내 출시를 앞둔 진짜 고성능 아반떼 N의 경우에는 스티어링휠 쪽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다는 점 또한 1% 정도 아쉬운 대목이다.
성능 측면에서 다른 고성능 차량에 비해 약간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이 차가 진짜 고성능 N이 아닌 일반 모델과 중간 위치에 있는 N라인임을 감안하면 이 정도 주행 성능 및 가속감은 훌륭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완전 고성능차가 아니기에 데일리카로의 활용도를 높여줄 것이란 판단이다. 진짜 아반떼 N은 올해 출시된다. N라인은 고성능 N 출시 전 맛보기라는 생각이 든다.
아반떼 N라인은 1.6 스마트가솔린 엔진 장착으로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kgf·m의 힘을 발휘한다. 출력이 높지 않지만 출력대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기로 유명한 차량으로 평가 받는다. '현대차중 가장 제값 하는 모델'이라는 평도 나온다. 가격은 △스포츠(6단 수동변속기) 2179만원 △스포츠(7단 DCT) 2375만원 △인스퍼레이션 2779만원이다. 풀옵션시 DCT 장착 모델의 경우 3120만원까지 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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