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비트코인으로부터 탄생한 블록체인이 이룬 가장 큰 업적은 뭐니뭐니 해도 ‘디지털 자산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이전에는 디지털화된 모든 것이 무한 복제 되어 원본과 동일한 코드 값을 지녀 원본과 차이점을 구별할 수 없었기에 재산으로 인정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불법 복제를 막기위해 아무리 보안을 강화하고 이중 삼중 복제 방지 장치를 걸어도 끝없이 반복되고 뚫리는 해킹으로 인해 아무리 노력해도 영원히 해킹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라이너즈 토발즈가 개발한 리눅스로부터 시작된 오픈 소스 시대의 도래는 해킹과 보안의 경우와는 그 발생의 기원이 많이 다르지만, 오픈 소스 역시 디지털화 된 자산이란 누구나 복제해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재화라는 개념을 심어주면서 디지털화된 가치 있는 자산이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데 일조 했습니다.

이렇게 지난 수십년의 인터넷 시대를 보내며, 결국 인류는 모든 문명의 디지털화를 지향하면서도 디지털의 무한 복제 현상에 순응하여 디지털화된 자산의 탄생을 기대조차 하지 않고 살아 왔습니다.

그 결과, 비트코인 이전에는 음악이나 영상 등 디지털 자산이 라이선스 권한이나 사용권으로만 거래될 뿐 소유권의 개념을 적용할 수가 없었으며, 전 세계의 수 많은 아티스트들이나 저작물 창작자들의 저작권은 불법 복제로 인해 엄청난 손해를 보면서 그 가치를 인정 받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복제 즉, 이중지불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는)것이 비트코인을 통해 입증된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방식을 통해 복제가 거의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는 방법을 제시하며 가장 먼저 디지털 화폐로서의 기능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자,

이론적으로는 복제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복제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을 이용한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에 눈 뜬 수많은 추종자들이 탄생하면서, 아주 짧은 시간에 블록체인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지난 2~3년간의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 흐름을 살펴보면 과거 인터넷 붐 이후 20년의 발전 기간에 이룬 업적에 필적할 정도로 급속도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으며, 수 많은 ICO의 범람은 물론 현재와 같은 암호화폐 전성시대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는 인류 역사에 기록될 비트코인의 위대한 업적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며, 인터넷을 통한 탈 중앙화와 분권화 된 신뢰기반의 새로운 세상의 탄생을 알리는 초석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탄생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비트코인이 해킹 되지 않았다는 사실로 증명된 블록체인 기술이야 말로 디지털 자산의 탄생을 이끌어낸 위대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간간이 거래소나 지갑의 해킹으로 엄청난 금액의 암호화폐가 도난당하고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도 절도 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과 비교할 때 이는 발전 단계의 한 모습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은 그 희소성으로 인하여 어쩌면 디지털 세상에서 오랫동안 금과 같은 지위를 누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