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결정짓는 한방…드라이버 '新무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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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엔 나도 프로
전설의 퍼팅 귀재 보비 로크는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현대 골프에선 이런 공식이 무너진 지 오래다. 퍼팅만큼이나 드라이버를 잘 치는 선수가 돈을 번다. 23일 기준 남자골프 세계랭킹 톱5 중 이른바 ‘짤순이’로 불리는 선수는 4위의 콜린 모리카와(24·미국) 정도다. 드라이버로 평균 300야드 이상 치는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 2위 저스틴 토머스(28·미국), 3위 욘 람(27·스페인), 5위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 모두 드라이버로 돈을 번다.
골프산업에서도 드라이버가 무조건 돈이 된다. 많이 팔리는 드라이버는 같은 모델의 페어웨이 우드·하이브리드 묶음 판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잘 팔리는 드라이버와 함께 나온 우드와 하이브리드는 꼭 판매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다. 퍼터나 아이언과 달리 교체 주기도 잦다. 업계에선 드라이버 교체 주기를 2~3년, 아이언 교체 주기를 5~6년으로 본다. 제조사들이 매년 드라이버 신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는 배경이다.
핑은 경쟁자들도 수긍하는 부동의 1위다. G시리즈의 연타석 홈런으로 이제는 내놓는 신제품마다 ‘국민 드라이버’ 소리를 듣는다. G400, G400 MAX, G410을 앞세워 최근 3연패에 성공했다.
핑은 G425로 4연패를 노린다. G425는 골프스파이가 진행한 브랜드 투표 결과에서 성능·기술·진실성·신뢰성 등 4개 부문 1위를 석권한 G시리즈의 최신 라인업이다. 빅토르 호블란(24·노르웨이)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야코바골프클래식, 티렐 해튼(30·잉글랜드)이 유러피언투어 BMW PGA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G425의 성능은 이미 검증을 마쳤다. 핑 관계자는 “수입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소비자들이 예약한 뒤 클럽을 한 달가량 늦게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캘러웨이골프는 후원 선수들의 연이은 승전보로 왕좌 탈환 기회를 마련했다. 재미동포 케빈 나(38)에 이어 김시우(26)도 신형 에픽을 사용해 올해 우승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우승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케빈 나와 김시우는 지난 1월 열린 PGA투어 대회에서 각각 1승을 차지했다. 케빈 나는 같은 달 17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열린 소니오픈에서 우승했고 김시우는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새해 첫 승을 신고했다.
‘K브러더스’의 선택을 받은 2021년형 에픽 시리즈는 2년 전 캘러웨이골프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인공지능(AI) 설계 드라이버 에픽의 후속작이다. 캘러웨이골프 관계자는 “AI 기술을 통해 안정성을 대폭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빈 나와 김시우가 쓰는 에픽 스피드 모델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스윙 스피드를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크라운을 평평하게 만드는 등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해 헤드가 더 빠르게 바람을 가르도록 했다.
세계 골프공 시장 점유율 1위 타이틀리스트는 틈틈이 드라이버 왕좌까지 노리고 있다. 타이틀리스트가 새로 들고 나온 제품은 ‘TSi4’ 드라이버다. TSi4 드라이버는 4개 드라이버 라인업(TSi1, TSi2, TSi3, TSi4) 중 무게중심이 가장 낮은 모델이다. 무게중심이 낮으면서도 전방에 배치돼 스핀양을 극소화했고 발사각은 높였다. ‘매우 낮은 스핀’과 ‘중간 탄도’의 조합으로 관용성과 비거리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투어 선수들의 피드백을 통해 탄생한 TSi4는 높은 스핀양으로 비거리 손해를 보는 골퍼에게 적합한 클럽”이라고 설명했다.
야마하골프는 관용성에 집중했다. 야마하골프가 RMX 220을 홍보하면서 ‘5760’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5760은 RMX 220의 관성모멘트 수치를 뜻한다. 관성모멘트는 드라이버 헤드 페이스의 스위트스폿에서 벗어난 곳에 볼이 맞아도 방향과 비거리를 지켜주는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야마하골프 관계자는 “RMX 220은 시중에 있는 드라이버 중 가장 높은 5760g·㎠의 관성모멘트를 기록했다”며 “스포츠산업기술센터(KIGOS)에서 비거리를 측정한 결과 볼이 토(toe)와 힐(heel) 쪽으로 빗맞았을 때도 월등히 비거리가 많이 나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아이언 명가’ 한국미즈노도 꾸준히 드라이버를 출시해 기술력을 쌓아왔다. 2021년형 신제품 ‘ST-Z’와 ‘ST-X’ 드라이버는 한국미즈노가 내세운 대표 주자다. 한국미즈노 관계자는 “제품명인 ST(Speed Technology)에 담긴 뜻처럼 초고속 드라이버의 정점을 실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한국미즈노는 ST 시리즈 페이스에 인장강도와 복원력이 뛰어난 새로운 포지드 ‘SAT2041 베타 티타늄’ 소재를 채택했다. 여기에 반발 성능이 뛰어난 영역을 기존 모델보다 더 넓게 배치하는 기술로 볼 스피드를 증가시켰다는 설명이다. ST-Z는 낮은 중심 심도로 스핀을 줄여준다.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원 온 드라이버’라는 별명이 붙은 ‘스릭슨 ZX’ 시리즈를 출시했다. ‘리바운드 프레임’ 기술이 적용됐다. 리바운드 프레임은 임팩트 때 페이스는 물론 보디까지 휘어지도록 하는 스릭슨의 신기술이다. 던롭스포츠코리아 관계자는 “전달하는 에너지를 최대한 모아 강력하게 볼을 튕겨내는 새로운 방식의 볼 스피드 향상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골프산업에서도 드라이버가 무조건 돈이 된다. 많이 팔리는 드라이버는 같은 모델의 페어웨이 우드·하이브리드 묶음 판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잘 팔리는 드라이버와 함께 나온 우드와 하이브리드는 꼭 판매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다. 퍼터나 아이언과 달리 교체 주기도 잦다. 업계에선 드라이버 교체 주기를 2~3년, 아이언 교체 주기를 5~6년으로 본다. 제조사들이 매년 드라이버 신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는 배경이다.
핑은 경쟁자들도 수긍하는 부동의 1위다. G시리즈의 연타석 홈런으로 이제는 내놓는 신제품마다 ‘국민 드라이버’ 소리를 듣는다. G400, G400 MAX, G410을 앞세워 최근 3연패에 성공했다.
핑은 G425로 4연패를 노린다. G425는 골프스파이가 진행한 브랜드 투표 결과에서 성능·기술·진실성·신뢰성 등 4개 부문 1위를 석권한 G시리즈의 최신 라인업이다. 빅토르 호블란(24·노르웨이)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야코바골프클래식, 티렐 해튼(30·잉글랜드)이 유러피언투어 BMW PGA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G425의 성능은 이미 검증을 마쳤다. 핑 관계자는 “수입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소비자들이 예약한 뒤 클럽을 한 달가량 늦게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캘러웨이골프는 후원 선수들의 연이은 승전보로 왕좌 탈환 기회를 마련했다. 재미동포 케빈 나(38)에 이어 김시우(26)도 신형 에픽을 사용해 올해 우승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우승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케빈 나와 김시우는 지난 1월 열린 PGA투어 대회에서 각각 1승을 차지했다. 케빈 나는 같은 달 17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열린 소니오픈에서 우승했고 김시우는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새해 첫 승을 신고했다.
‘K브러더스’의 선택을 받은 2021년형 에픽 시리즈는 2년 전 캘러웨이골프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인공지능(AI) 설계 드라이버 에픽의 후속작이다. 캘러웨이골프 관계자는 “AI 기술을 통해 안정성을 대폭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빈 나와 김시우가 쓰는 에픽 스피드 모델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스윙 스피드를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크라운을 평평하게 만드는 등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해 헤드가 더 빠르게 바람을 가르도록 했다.
세계 골프공 시장 점유율 1위 타이틀리스트는 틈틈이 드라이버 왕좌까지 노리고 있다. 타이틀리스트가 새로 들고 나온 제품은 ‘TSi4’ 드라이버다. TSi4 드라이버는 4개 드라이버 라인업(TSi1, TSi2, TSi3, TSi4) 중 무게중심이 가장 낮은 모델이다. 무게중심이 낮으면서도 전방에 배치돼 스핀양을 극소화했고 발사각은 높였다. ‘매우 낮은 스핀’과 ‘중간 탄도’의 조합으로 관용성과 비거리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투어 선수들의 피드백을 통해 탄생한 TSi4는 높은 스핀양으로 비거리 손해를 보는 골퍼에게 적합한 클럽”이라고 설명했다.
야마하골프는 관용성에 집중했다. 야마하골프가 RMX 220을 홍보하면서 ‘5760’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5760은 RMX 220의 관성모멘트 수치를 뜻한다. 관성모멘트는 드라이버 헤드 페이스의 스위트스폿에서 벗어난 곳에 볼이 맞아도 방향과 비거리를 지켜주는 정도를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야마하골프 관계자는 “RMX 220은 시중에 있는 드라이버 중 가장 높은 5760g·㎠의 관성모멘트를 기록했다”며 “스포츠산업기술센터(KIGOS)에서 비거리를 측정한 결과 볼이 토(toe)와 힐(heel) 쪽으로 빗맞았을 때도 월등히 비거리가 많이 나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아이언 명가’ 한국미즈노도 꾸준히 드라이버를 출시해 기술력을 쌓아왔다. 2021년형 신제품 ‘ST-Z’와 ‘ST-X’ 드라이버는 한국미즈노가 내세운 대표 주자다. 한국미즈노 관계자는 “제품명인 ST(Speed Technology)에 담긴 뜻처럼 초고속 드라이버의 정점을 실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한국미즈노는 ST 시리즈 페이스에 인장강도와 복원력이 뛰어난 새로운 포지드 ‘SAT2041 베타 티타늄’ 소재를 채택했다. 여기에 반발 성능이 뛰어난 영역을 기존 모델보다 더 넓게 배치하는 기술로 볼 스피드를 증가시켰다는 설명이다. ST-Z는 낮은 중심 심도로 스핀을 줄여준다.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원 온 드라이버’라는 별명이 붙은 ‘스릭슨 ZX’ 시리즈를 출시했다. ‘리바운드 프레임’ 기술이 적용됐다. 리바운드 프레임은 임팩트 때 페이스는 물론 보디까지 휘어지도록 하는 스릭슨의 신기술이다. 던롭스포츠코리아 관계자는 “전달하는 에너지를 최대한 모아 강력하게 볼을 튕겨내는 새로운 방식의 볼 스피드 향상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