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현정부 들어서 가장 큰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실낱같은 희망과 기적을 바라며 아직까지 구조 작업이 한창이다. 수많은 실종자들의 가족들은 얼마나 가슴이 무너져 내릴까?

하루 종일 특보로 내보내는 방송화면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런데 그 슬픔이 어느순간 분노와 분통의 눈물로 뒤바뀌고 있다. 원칙대로 배를 운항하고, 위기상황에서 초기 대응을 제대로 했다면 엄청난 참변을 막고 희생자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선장의 리더십을 도마위에 올려 놓고 잘근잘근 썰고 싶다. 숨가쁜 상황에서 승객들은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승무원들은 대피를 시키다니, 선원법을 위반한 것도 모자라 자기들만 빠져나와 일찍 구조대에 몸을 맡기다니, 리더로서의 직업정신, 사명감, 역할, 기본기까지 송두리째 망각한 어처구니 없는 소위 ‘비열한 리더십’이다

선장 뿐만 아니라 곳곳이 리더십 구멍이다. 200명이나 넘게 구조 인원을 착오하여 엉터리 보도를 한 정부기관 나리나 제대로 된 통합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각 분야 또는 단체의 리더들은 각성해야 한다.
아니 처음부터,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 바로 자신들의 아래로부터 말이다. 숨가쁜 순간에 바다로 뛰어내리라는 방송을 하고 구명조끼까지 학생에게 양보한 후 값진 희생을 한 젊은 여승무원에게, 부모를 잃은 어린아이를 릴레이식으로 넘기며 구조를 도운 시민들에게, 커튼과 소방호수를 연결하여 학생들을 필사적으로 구출한 의연한 몇몇사람들에게, 단 한명이라도 더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혼신을 다한 현장 구조대원들에게, 자신보다 학생들의 안위를 더 생각한 일선 교사들에게, 질서정연하게 어른들의 말을 들은 그저 순수한 학생들에게 단 한 줄이라도 진정한 리더의 행동을 본받아야 한다. 대형참사에서 국민들을 감동시키는 리더십은 결국 위쪽이 아닌 아래쪽인 것이다.

리더가 정신을 차리느냐 못 차리느냐에 따라 같은 상황이라도 경미한 사건이 되기도 하고 대형 참사를 맞기도 한다.
극한 상황에서 끝까지 승객과 선원들을 돌보며 배와 운명을 함께 하려다가 승무원에게 강제적으로 이끌려 구조된 어느 영국선장의 귀감에는 쫒아가지 못할 망정 최소한 리더라면 ‘리더시늉’이라도 내야 했었다. 위기상황에서 리더는 침착하게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여 원칙과 절차에 입각한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우리가 믿을 만한 것이라곤 유능한 리더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난세에는 영웅과 진정한 리더가 많이 나온다는데 우리는 난세에 소인배와 잡배들이 무성 한 것 같다. 그들이 보여주는 것은 ‘리더십’이 아니라 ‘개더십’이다.

슬프고 안타깝다……
실종된 사람들이 어서 구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