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사상초유의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마땅히 돈 굴릴 데가 없어서 대기하고 있는 단기 부동자금이 2015년말 기준 93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정부가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먹히지 않고 있는데 2008년 말 540조원의 단기부동자금이 거의 두 배가 될 날이 머지 않을 정도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단기 부동자금이라 함은 저축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발행어음, 요구불예금, 정기예금(6개월 미만),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시장성수신(CD+표지어음+RP), 단기채권형펀드, 고객예탁금 등 금융사에 맡겨진 1년 미만의 수신성 자금을 모두 합한 것을 말한다.

그런데 필자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평소에 각 가정의 재무상담을 해보면 열 명의 가정의 가장이나 주부를 대상으로 물어보면 대출이 전혀 없는 경우는 한 두 가정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즉 대출을 받아서 빚이 있으면서 이처럼 어디 투자할 곳이 없어서 기웃거리는 자금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최근에 발표된 모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가계,기업,국가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의 부채가 적정선을 넘었다고 나오는데 가계부채는 무려 1219조원으로 GDP대비 85.4%로 단기부동자금의 규모처럼 사상 최대의 빚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꽤 많은 해외 연구기관의 보고서에서 향후 한국의 발목을 잡을 위험요소 중에 으뜸으로 꼽고 있는 것이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아니고 노사분규 등 노사갈등을 앞서서 ‘가계부채문제’라고 하니 그 심각성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물론 저금리의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을 받아도 이자가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지만 그만큼 임금상승률의 저조함 속에서 대출의 용도 중 상당비율이 부동산 매수자금이라고 하니 향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가계의 갑작스런 지출의 발생 및 은퇴와 자녀들의 교육에 있어서 치명적인 현금흐름의 불안 요소가 되는 것이다.

부모들 세대의 이러한 모습이 자녀들의 대출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대출을 너무 가볍게 보거나 상환에 대한 준비와 연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한국자산관리공사가 학자금대출 연체자 5만9천명에 대해 채무조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하는데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의 대상이 되는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 연체자는 전국적으로 5만9천명(원금 3천31억원)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많은 청년들이 젊은 나이에 이미 연체자와 신용불량자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학자금대출 채무조정은 지난 2013년 2월말 기준 6개월 이상 연체자로 신용대출 채무원금 1억원 이하인 사람들이 지원대상이며, 채무자의 연령, 소득, 재산 등 상환능력을 감안해 이자 전액 및 채권원금의 30~70%까지 감면 받을 수 있으며, 최장 10년간 장기분할상환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학자금대출에 대한 부담이나 대출에 대한 인식이 고금리 제2금융권이나 사금융으로 까지 퍼져서 그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어디에 돈을 굴릴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가지고 있는 빚 먼저 전부가 아니더라도 일부라도 줄이면서 가계의 현금흐름의 건전성을 도모하는 것이 요즘 각 가정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보여진다.

빚에 대한 생각을 바꾸자.
대출을 갚을까? 재테크나 투자를 할까?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많은 가계에서 고민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대출상환과 투자의 선택이다.
대출을 갚자니 노후준비나 자녀들에 대한 교육자금과 결혼자금 등 미래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할 수가 없고 이러한 준비를 먼저 하자니 가뜩이나 저금리 시대에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이자보다는 높은 대출이자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매월 내자니 재테크나 투자의 의미가 없는 것 같고 두 가지의 선택이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대출이나 빚을 어떻게 줄이면 좋을까? 아래의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서 자신의 답변을 고민하면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대출이나 빚이 많은 사람들에게 드리는 첫 번째 질문은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 이다.과연 학자금 대출부터 시작된 빚의 시작이 결혼 자금 마련을 위한 마이너스 통장,전세나 내 집 마련을 위한 전세자금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로 이어지면서 평생 매월 50만~100만원 이상의 대출 이자를 내면서 평생 살아갈 것인가? 위 첫 번째 질문에 대한 해답은 명확하지 않은가?
두 번째 질문은 현재 빚을 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말 필요한 대출을 받았는지 갚을 수 있는데 안 갚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다른 지출이나 자산의 운용을 줄이면서라도 빚 청산에 적극적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도록 하자.
세 번째 질문은 정말 솔직하게 자신의 빚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알고는 있는가? 이다.
강의를 하거나 상담을 하다 보면 대출에 대해서 재무적인 상황을 파악할 때 본인의 대출 총 금액과 매월 납부하는 이자 금액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
변동 금리 대출이 많아서도 이유이겠지만 빚 청산을 하려면 금리가 높은 순서대로 자신이나 우리 가정의 전체 대출 금액과 건수를 고금리 순서대로 줄줄이 머릿속에 담아놓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네 번째 질문은 현재 소득에서 몇 %를 기존 부채에 대한 이자와 원금 상환으로 지출하는가?이다.
이는 종합 재무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것인데 전체 자산규모 대비해서 대출금액의 비율과 전체 수입 대비해서 대출 이자와 원금상환으로 지출되는 금액의 비율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소비나 향후 지출 계획이 세워지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영위할 수 있겠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빚을 청산하지 못한다면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는 무엇인가? 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신용불량’이나 ‘개인파산’이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남의 일로 생각하고 있다.필자도 물론 그러한 경험은 없지만 신용불량의 조건이나 개인파산의 자격여부 등을 알아보고 어떻게 해서든 이러한 조건은 미리미리 준비해서 향후 자산의 운용과 대출과 빚의 활용에 있어서 반드시 감안해야 할 사항이라고 보면 된다.

무조건 우울한 쪽으로 글의 방향성을 끌어서 독자들을 우울하게 만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다만 투자와 저축이 재테크라면 대출의 활용이나 납입도 멋진 또 하나의 재테크나 재무설계라는 생각을 잊지 말도록 하자.

“부채는 두려움을 만든다. 부채가 없으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진부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이다. 빚이 줄어들수록 보다 자유로운 기분이 들 것이다. 걱정이 줄고, 스트레스가 줄고, 긴장이 줄고, 집에서 싸우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당신의 삶에서 두려움은 줄어들고 평온함이 더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더 빨리 부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 데이비드 바흐(David Ba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