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vs글로벌매너-터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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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밥과 차이의 나라. 터키에서 OK 제스추어의 의미는?
형제의 나라인 터키출장에서 계약 성사 미션을 갖고 온 현대리는 첫미팅에서 좋은 인상을 주겠다고 다짐한다. ‘비정상회담’이라는 TV프로를 통해 더욱 친숙해진 터키문화. 현지파트너를 만나자마자 친근하게 터키 식으로 양 볼에 입을 맞추는 인사를 하려는데…. 파트너가 악수를 건네며‘나슬스느즈(Naslsniz: 건강 어떠세요)’라고 한다. 아뿔싸! 도대체 무슨 말인지. 현대리가 공부한 인사는 ‘메르하바(Merhabe: 안녕하세요)’ 뿐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통역사만 쳐다본다. 이미지 만회를 위해 노력하던 중 주문한 케밥이 어떠냐는 헌지파트너의 질문에 힘차게 엄지와 검지로 ‘ok’ 사인을 보였는데… 이건 뭐지?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는 파트너. 도대체 현대리가 무슨 실수를 한걸까? 식사하는 내내 현대리가 했던 정치이야기나 ’터키탕‘이야기가 불편했던 걸까?
터키인들은 비즈니스 첫 미팅에서는 일반적으로 악수를 한다. 친근함을 표현하기 위해 우리보다는 조금 더 악수를 길게 하는 편이다. 안면이 있고 친근한 사이라면 서로 포옹 하면서 양 볼에 입을 맞추는 인사를 나누지만, 비즈니스 상담 시에는 악수만으로 무난하다. 만일 현지파트너가 포옹을 하려한다면 관계형성이 원만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비즈니스 첫 만남에서는 보통 악수와 함께 ‘메르하바(Merhabe: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한다. 현대리가 당황했던 나슬스느즈(Naslsniz: 건강 어떠세요)’라는 말도 일반적으로 많이 하니 기억해두면 좋다. ‘아이임, 테쉐퀴르에데림(Lyiyim, Teshekurederim: 감사합니다, 건강합니다)라고 맞인사하면 자연스럽다. 아울러 남성은 일반적으로 이름 뒤에 ’베이(Bey)’라는 호칭을 붙이고 여성은 ‘하늠(Hanim)을 붙인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좋다.
터키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제스추어중에 현대리가 했던 ‘ok’사인이 있다. 이 사인은 우리나라에서처럼 ’좋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터키 일부지역에서는 ’동성애자‘라는 의미로 해석되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
‘네 혀를 입안의 죄수처럼 간수하라.(Keep the tongue in your mouth a prisoner)는 터키속담이 있다. 그 만큼 말 한마디 한마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터키인들과 나누는 대화주제로는 민감한 정치이야기보다는 터키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축구 같은 스포츠가 일반적으로 가장 좋다. 중국, 프랑스 요리와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손꼽히는 터키음식에 대한 화제는 그들의 자부심을 올려주어 효과적이다. 특히 300여종이 넘는 케밥의 역사나 초콜릿과 커피와 차 같은 디저트 문화에 대한 화제는 그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할 것이다. 터키 커피는 오스만 제국부터 시작된 중요한 생활문화 중 하나로, 맛과 향이 훌륭하다. 터키인들이 보통 하루에 다섯 잔 이상 마신다는 차이는 터키의 홍차를 이르는 말이다. 차이를 대접받으면 두세 잔은 마시는 게 좋은데 충분하다는 의사표현을 하고 싶으면 티스푼을 찻잔 위에 눕혀놓으면 좋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터키탕’에 대한 약간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터키의 공중목욕탕인 하맘은 로마 제국의 목욕 문화를 이어받아 오스만 제국 때 생긴 것으로, 단순히 몸을 씻는 장소가 아니라 사교의 장이다. 오스만 제국 시대에 금남의 지역 하렘에 갇혀 있던 왕궁의 여자들의 아지트였던 것이다.
터키는 오스만 제국의 영광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히 클 뿐 아니라, 한국인을 ‘코렐리'(Koreli)라고 부르며 한국전쟁 때 참전해준 형제국이기도 하다.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터키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원한다면 터키 독립전쟁의 영웅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한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을 잘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이름뿐 아니라 생각과 철학까지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성공비즈니스에 날개를 달고 싶다면, 터키인들의 문화와 매너까지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수다.
-현대건설사보 칼럼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