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한 달만에 무너진 월가의 컨센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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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는 0.12% , S&P 500지수는 0.10% 올랐고, 나스닥은 0.02% 내렸습니다.
이날 시장을 주도한 건 4.3% 오른 에너지주였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이날 1.7% 올라 55.69달러로 마감되면서 코로나 사태 이전인 작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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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장 마감 뒤 실적을 내놓았던 알파벳 주가는 7.28%나 급등했습니다. 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업종도 2.1%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장 막판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2%% 하락해 3312.53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1000억 달러를 훌쩍 넘는 기록을 세웠지만, 제프 베이저스가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이를 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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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월스트리트나우'에 썼듯이 기술주와 경기민감주는 돌아가면서 시장을 주도합니다. 오늘은 에너지 금융 등 경기민감주가 앞섰습니다.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경기민감주를 사라는 게 월가의 컨센서스입니다. 하지만 기술침투가 빨라지는 세상에서 계속 성장하는 기술주를 포기할 수 없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돈 흐름도 ESG에 유리한 IT주를 계속 보유해야한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한가지 요인을 더 말씀드리면 올해 채권에 대한 기대가 매우 낮다는 겁니다. 지난해 금리가 급락하면서 채권 가격이 너무 올랐고, 올해는 금리가 오르면서 가격이 내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죠.
한 펀드매니저는 "주식 6 대 채권 4 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해온 펀드들이 올해 채권 말고 다른 곳에 투자할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월가에 6대 4 포트폴리오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물론 채권 금리가 예상대로 오르려면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합니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대로 이어져야합니다. 한 관계자는 "경기 회복세 속에 인플레가 2% 넘게 발생하고, Fed에서 테이퍼링 얘기가 조금씩 나와야 올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5% 선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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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올해 채권 가격이 내릴 것이란 뜻인데, 채권 투자를 40% 비중이나 가져가야할 이유가 있을까요?. 만약 이런 펀드들이 채권에 투자했던 돈을 다른 곳을 돌린다면, 대체 투자 외에 기술주가 또 다른 대안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월가의 2021년 컨센서스는 ①달러화 하락 속에 ②경기민감주 ③이머징마켓에 투자하라는 세 가지였습니다. 그런데 기술주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며,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이머징마켓에 대한 관심은 식고 있습니다. 한 달 만에 컨센서스가 모두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여전히 경기민감주 비중을 높여야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2021년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6%에서 7.6%로 높였습니다. 월가에서 가장 높은 겁니다. 컨센서스는 4.4%(블룸버그) 정도입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증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 및 리플레이션(물가가 조금씩 오르는 현상)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금융, 소형주, 에너지 및 산업주와 같은 경기민감주 비중을 높일 것을 조언했습니다. 그는 "올들어 백신 보급 속도가 늦어지고 변종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기술주 쏠림은 일시적 현상으로 드러날 것이며 '비싼 실수'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JP모간은 이날 "이스라엘에서 벌써 500만 회의 백신을 접종이 끝났다"며 "백신 효과는 향후 몇 주 내에 들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규 감염률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이스라엘의 감염률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신을 먼저 맞은 60대의 감염률이 젊은 층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 2차 확산 때는 없던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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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반등은 단기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데요. 노르디아은행은 아예 올해 내내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견해를 바꿨습니다. 미국의 상대적인 성장률, 인플레이션, 중앙은행의 정책 등 모든 전망이 달러화 강세를 지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모건스탠리가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7.6%까지 상향한 것뿐 아니라 이날 나온 ISM의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예상보다 높은 58.7로 나왔습니다. 2019년 2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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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럽에서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이탈리아의 새 통합정부 구성을 맡아 사실상 차기 총리직에 오를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지만 유로화의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0.08% 하락한 1.203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유로존이 코로나 재확산과 백신 부족으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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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가 이머징마켓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일 보고서를 내고 한국 등 인기 있는 일부 신흥국 증시는 이미 정점에 왔거나 정점을 지났을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경우 지난 1월 11일에 이미 정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최근 신흥국에 대한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모건스탠리는 이런 자금 유입은 항상 시장 고점과 관련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사실 이머징마켓은 굉장히 다양한 조합이고 동질한 그룹이 아닙니다. 자원부국이 있고, 아시아 수출국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도 있습니다.
오르던 구리 등 최근 원자재 가격이 주춤거리고 있고, 중국에선 긴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를 꺼림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다행인 건 메모리 반도체, 특히 한국의 반도체 기업에 대해선 꾸준히 좋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모건스탠리도 그렇고, UBS도 3일 '반도체 주가가 너무 오른 만큼 플랫폼 기업으로 투자를 돌리라'면서도 '한국의 메모리 관련 업체들은 예외'라고 밝혔습니다.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 반등하긴 했지만, 상승폭이 약 2.7%에 그쳤습니다. AMC는 14.7% 올랐지만 이전보다는 변동폭이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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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은 이날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 부분에서 일했던 매트 프란시스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전자상거래 경험이 풍부한 2명의 부사장도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주가 상승에 보탬이 됐습니다.
또 로빈후드는 게임스톡 등 2개 주식을 제외하면 매수 제한을 풀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여전히 로빈후드 등 증권플랫폼에서 매수 제한을 둔 상태에서 나타난 주가 상승세는 헤지펀드들이 공격적으로 쇼트포지션을 해소하고 있는 것, 즉 주식을 사서 되갚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헤지펀드들이 발을 뺀다는 얘기인데, 그 이후에도 주가가 오르거나 유지되려면 기업 펀더멘털이 바뀌거나 아니면 개미들 간의 단합이 이어져 매수세가 계속되어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가치평가의 석학으로 알려진 뉴욕대의 에스워드 다모다란 교수는 게임스톱의 주가를 30달러 안팎으로 추정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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