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S·MTS서 채권도 거래되네!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한 주식 거래에 익숙한 투자자라면 채권도 손쉽게 사고팔 수 있다. 거의 모든 증권사가 트레이딩시스템의 ‘금융상품’ 등 항목에 ‘장내채권주문’ 메뉴를 만들어 뒀다.

최소 거래 단위는 액면금액(만기 상환금액)인 1만원이다. 가령 액면 1만원당 연 3.9% 이자를 지급하는 SK건설 157회차 채권(2021년 4월 만기)을 최근 시가인 1만80원에 사겠다고 주문을 넣을 수 있다. 이때 트레이딩시스템은 지금 낸 호가가 ‘기대수익률 연 2.4%’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주문 가격과 함께 표시해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투자자에게는 주문 가격보다 이런 수익률이 더 유용한 정보다.

위 주문이 실제로 체결되면 투자자는 SK건설로부터 3개월마다 세전 97.5원(390원÷4)의 이자를 받는다. 액면금액과 같은 1만원에 채권을 매수했다고 가정하면 최근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평균 연 1%, 분기 25원)의 네 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주식 주문을 낼 때와 가장 큰 차이는 매수와 매도 호가 잔량이 두텁지 않고, 거래량도 적어 체결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상장 채권만 2만 종을 웃돌기 때문이다. 인기가 많은 200종 안팎의 회사채를 제외한 대부분은 아예 호가조차 없다. 이 때문에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거나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본드몰(소액채권 판매정보집중시스템)’ 매대에 올라온 상품을 매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거래소 밖에서 이뤄지는 이런 비전자적 거래를 ‘장외매매’라고 부른다. 국고채는 장내에서도 매우 활발하게 거래된다.

일반 회사채에 투자해 더 높은 이자 수익을 얻으려면 반드시 부도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기업 신용등급은 가장 높은 ‘AAA’에서 부도 상태를 의미하는 ‘D’까지 모두 10종류의 알파벳 조합으로 표시한다. ‘BB+’ 이하는 투기(투자부적격) 등급으로 쳐다보지 않는 게 좋다.

만기가 긴 채권은 금리 변동에 따라 가격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령 20년 만기 국고채 1만원짜리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20년간 총 3000원(연 1.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갑자기 연 3%(20년간 총 이자 6000원)로 뛰어오른 뒤 움직이지 않는다면 심각한 손해를 각오해야 한다. 채권값을 8000원으로 20%나 할인해 내놔도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 미만인 투자자는 발행자가 지급하는 이자에서 14%(지방소득세 포함 15.4%)를 떼고 남은 액수를 받는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