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급등세를 이어온 철광석 가격이 연내 진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과 유럽 등에서 철강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철강 원재료인 철광석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27일(현지시간) 호주 산업과학에너지자원부는 분기별 보고서에서 연내 세계 철광석 시장 열기가 사그러들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는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국이다. 작년 기준 세계 철광석 총 생산량의 약 37.2%를 생산했다.

호주 산업자원부는 “세계 철광석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철강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재확산이 일어나거나,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엔 글로벌 제철업계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주 산업자원부는 이어 “시장 영향력이 큰 중국은 철광석 가격 하락을 이끌기 위해서라도 철강 생산량을 일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철강수입량의 69.1%를 차지한다.

철광석 가격은 올들어 약 35.9% 올랐다. 지난 4월 코로나19 충격으로 글로벌 철강 생산 수요가 급락해 t당 81달러까지 밀렸으나 이후 각국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가격이 상승했다.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지난 5월 말 이후 상승폭은 약 38%에 달한다. 지난 14일에는 약 6년8개월만에 고점을 찍었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서 국제 기준물격인 호주산 중국 북부행 순도 62% 철광석이 장중 t당 130.17달러에 거래됐다.
"급등한 철광석 가격, 연내 사그러들 것" [원자재포커스]
철광석 최근 가격은 주춤하고 있다. 28일엔 고점보다 약 5.5% 내린 t당 123달러 선에 손바뀜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철광석 가격이 최근 짧은 기간에 크게 오른 만큼 단기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4분기 유럽 철강 생산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철강 시장이 이미 공급 과잉인 와중에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올라 철강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럽 철강 소비량의 약 20%가 열연강판 등 자동차에 쓰이는 판재류 제품인 것도 이유다. 독일 자동차부품기업인 콘티넨탈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2025년은 되어야 예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원자재시장조사업체 아거스는 “현재 세계 철강 수요는 대부분 재고 확보 수요”라며 “4분기에는 사그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의 인고 샤헬 애널리스트는 “유럽 철강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이미 수익성 침체 상태였고, 이젠 자동차 등 핵심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며 “코로나19 영향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 구조적으로 낮은 수요 수준에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FT에 “유럽 철강업계는 공급량을 더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철광석 수요는 줄어들 전망인 방면 공급은 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기업 중 하나인 브라질 발레사는 최근 철광석 생산량을 연간 4억t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작년 대비 약 1억t 많다. 씨티은행은 철광석 선물 가격이 연내 t당 100~120달러대를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