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시간을 걷다

▲ 튀김의 발견 = 임두원 지음.
재료, 기름, 조리 도구, 튀김 옷 등 튀김의 모든 요소를 물리, 화학, 재료공학, 인문, 사회, 역사, 경제, 정치 등의 도구로 분석한다.

고분자공학 박사이며 국립과천과학관 연구원인 저자가 튀김에 관한 책을 쓰기로 한 것은 20년 전통의 돈가스 전문점 경영자의 사위일 뿐만 아니라 튀김 애호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튀김을 한 입 베어 물면 원재료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고 다채로운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저자는 고온의 기름에 재료를 튀길 때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 반응이 이 풍미의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는 재료를 가열하면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분해돼 당류와 아미노산이 생성되는 '마이야르 반응', 그렇게 생성된 당류가 캐러멜로 바뀌는 '캐러멜화 반응' 등을 들 수 있다.

이 밖에도 튀김에서 가장 중요한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적 원리, 식용유지의 성질과 건강에 나쁜 기름의 산화를 막는 법, 튀김옷을 만드는 요령, 각종 튀김기의 특성과 장단점 등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또 요리의 진화와 함께 발전해온 튀김의 역사와 덴푸라, 돈가스, 라면, 프라이드치킨, 프렌치프라이, 피시앤칩스, 탕수육 등 세계 각국 튀김 요리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부키. 236쪽. 1만4천800원.
[신간] 튀김의 발견·식탁 위의 미생물
▲ 식탁 위의 미생물 = 캐서린 하먼 커리지 지음, 신유희 옮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건전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미생물(microbe)과 생물군집(biome)의 합성어인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 안의 미생물 생태계를 말한다.

건강한 미생물은 우리의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비만, 자폐, 알레르기, 우울증을 치료하는 새로운 대안으로도 주목받는다.

저자는 치즈, 요구르트, 김치, 낫토, 사우어크라우트, 콤부차, 올리브, 코코아 등 우리의 장내 미생물을 먹이는 전 세계의 대표 전통 음식들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이 음식들을 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정리해준다.

우리 몸속에서 미생물이 가장 많은 곳은 장이며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는 '대변 이식'도 마이크로바이옴을 번식시키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보다 더 간단하면서 근본적인 방법은 바로 음식으로, 전통 발효 식품들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무분별한 항생제 복용과 청결에 대한 집착은 몇 세대 만에 우리 체내의 고대 미생물 군집을 뒤집어놓았다.

게다가 달고 짜고 기름진 현대 식단은 우리의 배를 불리지만 미생물을 굶주리게 한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현대지성. 368쪽. 1만6천원.
[신간] 튀김의 발견·식탁 위의 미생물
▲ 차의 시간을 걷다 = 김세리·조미라 지음.
5천년에 이르는 동아시아 차의 역사를 마시는 방식에 따라 고전·낭만·실용의 시대로 구분해 풀어나간다.

솥에 가루 낸 단차와 소금, 파, 생강 등의 향신료를 넣어 끓이고 이를 국자로 퍼서 찻사발에 부어 마시던 시대는 고전의 시대다.

이때는 식품이자 의약품이었던 차가 차츰 상류층의 기호품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어서 차를 끓이던 솥이 사라지고 차 전용 사발이 등장한 낭만의 시대가 도래한다.

사람들은 비 온 후 푸른 하늘빛 같은 청자에 가루 낸 단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찻숟가락이나 차선으로 저어 하얀 거품을 내서 마시기 시작했다.

명 태조 주원장이 사치 풍조를 차단하는 차원에서 단차를 금지함에 따라 찻잎을 우려 마시는 실용의 시대가 펼쳐진다.

중국 서남쪽 쓰촨(四川) 지방에서 시작돼 수·당나라가 건설한 운하를 따라 중국 전역에 퍼지고 우리나라와 일본에까지 전해진 차는 이렇게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음료로 자리매김했고 지역마다 독특한 차 문화를 낳았다.

책은 차와 문학, 가장 아름답고 맛 좋은 차를 만들어내는지 겨루는 투다(鬪茶)와 오늘날의 라테 아트와 비슷한 분차(分茶) 등 차를 둘러싼 유희와 기술, 북송의 수도 개봉에서 성업했던 도시 카페 '다관', 최치원, 정약용 등 차를 사랑했던 사람들과 그들이 남긴 일화들을 소개한다.

열린세상. 312쪽. 1만8천원.
[신간] 튀김의 발견·식탁 위의 미생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