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단축추진에 학계 "정확한 근거 대라" 반발
2m? 1m? 사회적 거리두기 뭐가 맞는거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차단할 사회적 거리가 얼마냐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사회적 거리 규정을 2m에서 1m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경제활동, 특히 접객업 영업을 빨리 재개하라는 여당 의원들이 압박을 받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공을 들이는 현안이다.

현행 2m 거리두기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쪽은 의학저널 랜싯에 최근 게재된 논문을 근거로 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의뢰로 작성된 이 논문은 사회적 거리가 2m에서 1m로 줄어들 때 감염위험이 1.3%에서 2.6%로 커진다고 분석했다.

단축을 주장하는 이들은 위험도 감소가 이처럼 미미한 만큼 과도한 규제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해당 논문 자체에 결함이 있어 단축의 근거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논문은 사회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낮아지는 위험도를 단순히 비례적으로 산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붙어있을 때와 1m 떨어질 때, 1m에서 2m로 멀어질 때 위험도 차이가 같다고 가정하고 감염 위험치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2m? 1m? 사회적 거리두기 뭐가 맞는거야
영국 정부의 비상사태자문그룹에서 활동하는 통계학자인 데이비드 슈피겔할터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감염위험 분석은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논문의 효용 가치에 의심을 드러냈다.

벤 카울링 홍콩대 질병학 교수는 논문이 거리만 따졌을 뿐 얼마나 오래 노출됐는지는 변수로 고려하지 않았다며 불신을 나타냈다.

케빈 콘웨이 영국 오픈대 교수는 2m보다 1m에서 위험성이 크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아는 주먹구구라고 비판했다.

콘웨이 교수는 "1m로 사회적 거리가 조정될 때 (보건) 위험증가와 (경제) 이익이 맞교환되는 까닭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험성이 정확히 얼마나 커지느냐 하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WHO는 적정한 사회적 거리를 '1m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 등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과 관련해 가용한 연구를 모두 체계적으로 검토해 내린 권고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