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지난달에도 한국 주식을 4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넉 달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넉달째 韓주식 팔아치운 외국인…채권은 5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
8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5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4조62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로써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보유비중은 시가총액의 30.9%까지 하락했다.

국가별로는 미국(-1조8000억원)과 영국(-7000억원) 등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6000억원)와 중국(3000억원) 등은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주식 순매도 누적액은 약 26조13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월별 순매도액은 지난 3월(-13조4500억원)을 정점으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2조8210억원어치 상장채권을 사들이면서 순투자(매수·매도 차액에서 만기상환액을 뺀 금액)를 유지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5개월 연속 채권 순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나 신용도 대비 국채 등 채권금리가 높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지난달 국채 순투자 규모는 2조4000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한국 채권 순매수 행진을 두고 “한국 국채가 안전자산 대우를 받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외국인 채권 보유액은 지난달 말 기준 143조1000억원(상장잔액의 7.3%)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 채권보유액은 아시아가 65조7000억원(외국인 전체의 45.9%)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 45조8000억원(32.0%), 미주 11조2000억원(7.8%) 순이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정부의 부채상환 능력이 양호한 데다 국채 금리도 높은 편이어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